비치코밍|환경문제|새생명
쓰레기를 통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는 비치코밍 작가 이승진 씨를 만났다.
소품을 만들어 판매도 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비치코밍과 환경문제를 가르치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제주의 바다’ 하면 막연히 예쁜 경관만을 생각하는 보통 사람이었지만,
제주에 이주하며 비치코밍을 만나 자연환경에 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비치코밍을 통해 버려진 쓰레기들에게 다시 생명을 주고 싶다.”라고 하는 이승진 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비치코밍을 시작한 계기
아직은 좀 생소한 비치코밍은 “바다 쓰레기를 줍는 정화 활동”과 “쓰레기를 통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는 창작활동”을 말한다.
이승진 작가는 후자에 가까운 비치코밍 활동을 하는 제작자이자, 워크숍을 통해 비치코밍과 환경문제를 알리는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
언니의 제주 이주로 우연히 제주에 내려오게 된 그녀는, 운영하던 소품샵에 재료를 찾으러 바닷가를 돌아다니던 중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에 놀랐다고 한다.
깨끗하게 치우고 싶다는 마음에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고, 비치코밍 활동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나 처음엔 이런 쓰레기를 누가 좋아하겠어 하는 선입견이 그에게조차 있었어서, 혼자 보고 만족하는 정도였다.
하도에서 환경 영화제 ‘밤바다 영화제’를 진행하며 관객 유치를 위해 그에게 비치코밍 강사 자리를 제안했고,
본격적으로 비치코밍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쓰레기들은 사실 저희 인간을 위해서 굉장히 열심히 일하다 버려진 애들이잖아요.
비치코밍은 그런 애들한테 다시 생명을 주는 거죠.
비치코밍을 통해 얻는 보람
비치코밍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데는 그의 언니의 도움이 컸다.
평소 감각이 있던 언니는 조개가 소품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운영하던 펜션 한편의 공간도 내어줬다.
제주에 정착할 수 있는 방편이 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육지에 있을 때 도서 활동을 많이 했던 그는, 조개를 넣어서 만드는 책갈피를 제작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조개로 만든 볼펜, 방향제 등 지금은 소품이 제법 많아졌다. 아이들에게 비치코밍 교육도 하며 기후변화에 대해 강의하고,
바닷가에서 주워온 것들로 소품을 만들며 제주 바다 1m는 깨끗해졌을 거라고, 함께 정화 활동을 했다고 이야기해준다.
체험 워크숍에 참여했던 다섯 살짜리 남자애가 집으로 돌아가 배운 내용을 응용해 다른 소품을 만들었다는 영상을 받았을 땐,
하나둘 환경에 관심을 두는 꿈나무들이 생기는 거 같아 보람을 느낀다.
환경문제에 관한 관심
제주를 아끼고 환경을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제주에 내려와 조개도 보게 되고, 조개를 보면서 쓰레기도 보게 되고, 미세플라스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며
제로웨이스트까지는 못하지만 될 수 있으면 플라스틱을 안 쓰는 등 생활 속 실천을 하려고 노력한다.
제주의 자연이 그를 환경에 관심 갖도록 만들었다.
강의에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들었던 ‘카본 프리 아일랜드’ 강의에서는 제주의 쓰레기 문제가 많이 심각한 것을 알았다.
자원화할 수 있는 시설들 자체가 없는 제주에선 재활용 쓰레기를 육지로 실어날라야 하는데, 운동비용,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
환경문제가 돈이 되지 않으니, 관심이 많이 없는데, 장기적으로 환경문제에 관한 관심이 가장 필요한 곳은 제주도라 생각한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아름다운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소중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물으면 “관광객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아무렇게나 쓰레기 버리니까 더러워지는 거예요.”라고 하는데,
관광객뿐 아니라 우리도 잘못 쓰고 버리거나, 무심코 버려서 제주를 병들게 하고 있음을, 조금 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의 생각 전환을 시켜주는 교육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자연이 소중하고 지켜내야 할 것임을, 아이들이 커서도 자녀에게 환경을 지키려는 마음가짐을 심어주기를,
그렇게 제주의 자연을 지켜가기를 소원한다.
아날로그 제주,
제주도 발전을 해야 하긴 하겠지만,
자연환경만큼은 아날로그로 갔으면 좋겠어요.
환경을 가지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 기획_제주시 소통협력센터/메모리플랜트
· 인터뷰_장혜령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