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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주민의 힘으로 바꾸는 마을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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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공동체를 꿈꾸는 작지만 큰 마을, 코위찬 베이 ⓒcowichanbay.com

마을의 중요한 가치를 고민하고 현실적 해결까지 이르게 하는 판단은 다른 누구도 아닌 주민이 되어야만 한다. 자발적으로 의제를 찾아 논의하면서 마을의 환경, 문화, 복지, 경제 등의 현안을 개선 시키며 함께 성장해가는 마을공동체를 만나보자. 


 

느림의 도시, 코위찬 베이

‘세계 공동체 건설을 위하여(How to build Global Community)’라는 거창한 구호를 당당하게 내건 작은 마을이 있다. 인구 5,000명이 채 되지 않는 조그만 어촌이지만 2009년 북미 최초로 ‘슬로시티’로 가입한 코위찬 베이(Cowichan Bay)가 그 주인공이다. 설문조사를 하면 응답률이 85%에 달할 정도로 주민들의 높은 참여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유기농 곡물로 만든 빵과 과자, 전통방식 그대로 만드는 아이스크림 등 장인정신이 깃든 물건을 판매하는 아담한 상점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자연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고수하는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캐나다 벽지의 궁핍한 마을은 오래 머물고 싶은 휴양과 레저의 메카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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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수제 빵집 트루 그레인 브레드(True Grain Bread)를 필두로 범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에코투어와 에술인마을 등 인간과 자연 모두가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고수한다. ⓒcowichanbay.com

 

수로가 발달한 이곳은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에도 관문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면서 목재 수출의 기지이자 연어낚시의 명소로 이름이 자자했던 곳. 주민들은 아기자기한 수상가옥과 요트, 자연 친화적인 투어를 꾸준히 개발하며 ‘작지만 큰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꾸밈없이 단순하고 느린 삶을 원하는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스웬덴의 아주 작은 생태마을, 훼르셀

스웨덴 보후슬랜(Bohuslan)에 위치한 훼르셀(Skarkall)은 주민 수가 30명 남짓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생태마을이다. 설립 초기에는 창조적인 예술가 몇몇이 똘똘 뭉쳤다. 이들은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며 최대한 자급자족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예술가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크게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력 부족으로 마을의 설립 속도가 너무 느려지자 건축가, 전직 교수, 교사 등 일반인까지 폭을 넓혀 주민을 구성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공동체 운영은 ‘평등, 공정, 비폭력, 협동, 친환경’을 기본이념으로, 공적조직인 이코노믹 조합과 민간단체인 운영위원회를 통해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단, 마을 도로정비 사업 등에는 모든 주민이 예외 없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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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지역에 터를 닦은 훼르셀 마을은 처음부터 자급자족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마을 자체적으로 급배수시설과 도로망을 갖추었고, 개인 주택은 우리네 품앗이처럼 주민 간의 협력으로 짓는다. ⓒskarkall.se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은 1년간 시험적으로 거주하며 운영위원회, 공동작업 등에 참여할 수 있다. 1년이 지나면서 운영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이주 허가를 결정하는데, 주민이 되면 여러 규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주택은 목재와 진흙 등으로 지으며, 인공재료인 콘크리트 사용을 지양한다. 생활용품 또한 되도록 천연제품을 사용하며, 자동차 이용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빈곤 해결에 앞장서는 공동체 은행, 파우마스 

1973년부터 포르탈레자(Fortaleza) 도시 개발이 시작되면서 1,500가구가 강제 이주를 당했다. 이들은 전기, 수도, 학교 등 기간시설이 전무한 허허벌판으로 내쳐졌다. 1981년까지 농촌에서 온 사람들까지 합세하면서 인구는 빠르게 늘어났다. 누구도 혼자서는 싸울 수가 없기에 이들은 콘훈토 파우메이라스(Conjunto Palmeiras) 주민연합을 조직했다. 

최소한의 기반시설은 갖춰달라고 시 정부에 요구하고, NGO 등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으면서 1990년대부터 마을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 앞에는 더 큰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도세와 전기세, 집세 등을 낼 수 없는 주민 30%가 마을을 떠나야만 했다. 빈곤의 악순환은 반복되었고, 주민연합은 다시 한번 회의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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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5주년을 맞은 브라질 최초의 공동체 은행 ‘파우마스. 지역화폐를 통해 경제의 선순환을 이뤄냈고, 주민들로부터 ‘우리 모두의 은행’이라 불릴 정도로 무한한 신뢰를 얻고 있다 ⓒbancopalmas.com


고심 끝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라질 최초의 공동체 은행인 ‘파우마스’를 설립했다. 지역에서 발생한 재화를 자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지역화폐를 발행한 것이다. 처음에는 종이로 카드를 만들어 5개 상점에서 소꿉장난처럼 시작한 것이 지금은 주요소, 약국, 마트 등 240여 개 상정으로 확대되었다. 주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불러왔으며, 현재는 금융기관을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를 개발 운영하는 공동체의 허브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주민주도의 지역 문제해결 프로젝트, 제주생활실험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이다. 특히 동네 혹은 공통된 장소를 기반으로 조성된 공동체는 결속력이 강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공통의제로 인식하고, 이를 자생적으로 해결하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제주시소통협력센터는 제주에 살며 갖게 된 질문 또는 겪고 있는 문제를 공론화하거나, 탐구하거나, 실험하는 등 다양한 주민 참여 활동을 지원하며 소통과 협력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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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사회적협동조합은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활동 활성화 시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22 제주생활탐구 활동을 통해 발굴한 ‘맘편한가게’ 지도로 제작·배포해 지역사회에서 좋은 호응을 얻었다. 


제주생활실험은 공론이나 탐구 활동보다 좀 더 본격적으로 지역 문제해결에 나서고자 하는 주민이나 단체의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 문제해결을 위한 가설을 세우고, 프로젝트를 통해 수립한 가설이 유효했는지 확인하고, 결과를 온·오프라인에서 공유 가능한 형태로 아카이빙해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3년 차에 접어든 올해는 5개 팀이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에 걸쳐 다양한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아래의 링크를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 ▶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