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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이토록 좋은 ‘제주생활만남’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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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안팎에서의 크고 작은 마주침은 또 다른 만남의 씨앗이 된다. 제주시소통협력센터는 새로운 관계들이 움트고 성장하는 과정을 촉진하고자 ‘2023 제주생활만남’을 기획하였다. 각기 다른 커뮤니티들이 준비한 특색 있는 만남 현장 속으로. 


2023 제주생활만남
제주에 대한 관심사를 기반으로 또 다른 주민들과 접점을 만들고자 하는 커뮤니티를 위해 센터의 공간과 자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총 9개의 팀이 선정되어 지난 10월 10일부터 21일까지 전시, 강연, 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 활동을 펼쳤다. [ ▶ 자세히 보기 ]


오전 9시,
 1층 전시실 ‘컬러 오브 제주’

 지난 10월 14일, 평소와 달리 토요일 한낮부터 센터 이곳저곳이 북적였다. 무려 4개 팀의 프로젝트가 층층마다 열렸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찾아간 1층 전시실에서는 ‘그리다 제주’ 팀의 ‘컬러 오브 제주(Colors of Jeju)’ 전시가 한창이었다. 그 이름처럼 제주의 자연, 문화, 일상을 표현한 다양한 그림들을 색채를 중심으로 접할 수 있었는데, 전시장 내 도슨트가 상주하고 있어 작품 설명을 직접 들으며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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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 제주’ 팀의 ‘컬러 오브 제주' 전시는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1층 전시실에서 진행되었다. 


영어 그림책 경력 20년 차인 김보령 작가와 해녀이자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니카 차이코브스카야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에블린 박 작가의 작품을 통해 제주를 다시금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생동감 넘치는 제주의 색감이 작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러한 그림이 관객에게 와닿았으며, 오랫동안 여운이 남아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다. 


오후 1시, 4층 세미나실 ‘꽃바구니 만들기’

사진작가 조셉, 플로리스트 랑랑, MBTI 전문강사인 베하. 세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은 ‘조셉랑랑베하’ 팀은 소통이 필요한 가족들을 대상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두 가지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그 순간의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 선물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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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랑랑베하’ 팀은 이날 두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가족 소통을 주제로 ‘꽃바구니 만들기’가 먼저 진행되었다.


“똑같은 재료를 갖고 꽃바구니를 만드는데, 사람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다른 작품이 나온답니다. 꽃꽂이할 때 그 사람의 성격이 드러나거든요. 어떤 사람은 오밀조밀 아기자기하게, 어떤 사람은 크고 화려하게 만들어요. 가족과 같이 꽃꽂이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을 거예요.”

플로리스트 랑랑의 설명처럼 자녀와 부모가 함께 꽃바구니를 만들며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얼마나 신중하게 꽃을 꽂는지 등 평소 알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하며 근사한 작품을 완성했다. 


오후 2시, 1층 질문도서관 ‘우리가 지켜줄개

“제주도에 이주하고 유기견 한 마리를 입양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렸습니다. 넓디넓은 동물보호의 세계에서 아직은 제주의 유기견에 대해서, 그리고 지금까지 겪은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나비효과를 일으킨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제주 유기동물을 돕는 동물보호단체 제제프렌즈의 홍난영 대표가 강단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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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쉼터 서포터즈’의 리더로 강단에 선 홍난영 대표. 제주 유기견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3시간 동안 강연이 이어진 가운데 제주의 유기견과 유기견 보호소 한림쉼터의 이야기를 들으며 청중들이 함께 울고 웃었다. 한 사람이라도 용기 내어 봉사하고 후원할 수 있게 한다면, 그래서 한 마리의 유기견이라도 좋은 가족을 만나게 된다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120여 마리의 유기견을 돌보고 있는 한림쉼터에 대한 이야기는 네이버카페(cafe.naver.com/hallimanimalshelter)에서 살펴볼 수 있다. 


오후 3시, 6층 옥상정원 ‘DRINK JEJU’

전통주 애호가들의 모임 ‘제주술’은 더 많은 시민이 제주도만의 특색을 담은 전통주를 함께 체험하고, 직접 마셔보며, 지속적으로 탐색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음회를 기획했다. 이날의 행사를 위해 제주 전역에 소재한 양조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조사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주전통주지도를 제작해 참여자들에게 배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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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술’ 모임의 리더인 송지영 씨가 시음회의 진행을 맡았다. 눈과 귀, 입이 모두 호사를 누린 시간. 

 

“제주에는 다양한 전통주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인지도가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도민들조차 잘 알지 못하는 곳이 태반입니다. 나눠드린 지도에 표시된 양조장에서는 해외의 와이너리 투어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그중의 몇몇 술을 시음해보고자 합니다.”

모임의 대표인 송지영 씨의 설명을 들으며 7종의 전통주를 맛보고, 막걸리 키트로 간편하게 술을 빚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웠다. ‘아는 만큼 맛있다’는 말처럼 풍미가 다르게 느껴졌다.


오후 3시 30분, 4층 세미나실 ‘우리가족 MBTI’

“사랑하는 가족인데도 사사건건 부딪힐 때가 많죠? 진짜 성격과 속마음이 뭔지 몰라 헷갈릴 때도 있고요. 우리 가족의 MBTI를 알고 나면 왜 그런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MBTI 전문강사이자 청소년지도사인 베하의 설명과 함께 ‘우리가족 MBTI’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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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랑랑베하’ 팀의 두 번째 프로그램인 ‘우리가족 MBTI’를 통해 가족 소통의 실마리를 얻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MBTI는 성격 특성을 분석하는 심리학적 도구 중 하나로, 개인의 선호하는 행동 방식과 태도를 기반으로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여기에 몇 가지 아이디어를 게임처럼 접목해 효과적으로 대화하며 가족 소통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행복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을 깨닫는 값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