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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일과 여행, 경계를 허물다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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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 생활 전반이 바뀌었다. 비대면 원격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은 이제 사무실이 아닌 휴양지로 출근한다. 이곳에선 노트북을 덮는 순간 휴가가 시작되고, 바닷가를 천천히 거닐며 창의적인 업무 아이디어를 얻는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아시나요? 

국내에서는 일과 휴가를 겸한 워케이션이 새로운 업무형태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일찌감치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2010년대 중반부터 보편화되었다. 우수한 인재들의 퇴사를 막고 창의성을 끌어내는 직원복지의 한 방법으로 적극 활용해왔다. 

이들은 회사에서 지불한 리조트나 호텔에서 머물며 정해진 업무를 하고, 퇴근 후에는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으면 유목민처럼 어디서든 일할 수 있기에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고도 부른다. 이들을 유치하려는 각국의 경쟁은 치열하다. 장기간 체류하면서 경제적인 것은 물론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2023년 1월 기준 51개국에서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급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최대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원격근무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포르투갈은 아예 섬을 통째로 재단장했다. 

북대서양에 위치한 휴양지인 마데이라(Madeira) 섬은 코로나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관광청과 현지 스타트업이 협업해 디지털 노마드 마을을 만들었다. 2021년 실시한 파일럿 프로젝트가 큰 인기를 끌면서 현재 8개의 거점센터로 확대되었다. 숙소는 한 달 이상 예약이 가능하며 초고속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공유사무실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digitalnomads.startupmadeira.eu)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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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디지털 유목민 마을이 조성된 마데이라 섬의 남부마을 폰타 두 솔(Ponta do Sol) / 초고속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공유사무실 내부 @digitalnomadsmadeira


구독 서비스와 만난 일본의 워케이션

최근에는 체류 목적과 취향에 따라 시장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일본은 정부 주도하에 워케이션 제도가 확산되고 있는데, 와카야마(和歌山県) 현처럼 지방단치단체가 워케이션 시설을 구축하고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일본 최초로 주거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어드레스(ADDress)는 월정액 4만 엔, 우리 돈 약 40만 원을 내면 일본 전국의 빈집과 별장을 활용한 숙소에서 머물 수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직후부터 신청자가 쇄도하기 시작해 사용자가 무려 2배나 늘었다. 자연과 역사가 풍부한 지방이나 관광명소뿐만 아니라 접근성이 뛰어난 도심의 타워맨션까지 선택의 폭을 넓혔기 때문이다. 

여행 구독 서비스로 시작한 하프(HafH)는 ‘Home away from Home’의 약자로 ‘제2의 고향을 전 세계에 갖자’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최근 일본을 넘어 글로벌 체류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지난 4월 국내에도 상륙했다. 매월 일정한 구독 비용을 지불하면 ‘하프코인’이 제공되며, 이를 사용해 플랫폼 내에서 원하는 시기에 자유롭게 숙소를 예약할 수 있다. 

호텔 또한 워케이션 시장에 주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도큐호텔은 일본 전국에 위치한 39개 호텔체인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숙박할 수 있는 ‘츠기츠기’ 서비스를 2021년 출시했다. 시범 사업으로 총 100명을 모집했는데 933명이 신청해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시장성을 확인한 도큐호텔은 일본의 다른 호텔들과 제휴를 맺어 올해부터는 170여 개로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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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의 주거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아도레스 ⓒ address.love 호텔 / 도큐호텔은 워케이션 시장에 주목해 다거점 숙박 플랜 ‘츠기츠기’를 운영 중이다. ⓒ tsugitsugi.com 


워케이션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국내 기업과 지자체  

국내에서는 로컬 기반 스타트업들이 ‘한 달 살기’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며 워케이션 문화를 이끌어왔다. 이 분야 1위를 기록 중인 리브애니웨어(liveanywhere.me)는 제주, 속초, 강릉, 고성, 남해, 거제 등 전국 30개 지역의 장기간 투숙이 가능한 워케이션 숙소를 추천해준다. 

더웨이브컴퍼니는 동해 조망이 가능한 워케이션 공간인 일로오션(illoocean.imweb.me)을 운영하는 한편 캠핑책상과 의자, 포켓 와이파이와 보조배터리 등이 담긴 리모트워크 키트를 대여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무가구 브랜드인 데스커는 강원도 양양에 워케이션 센터를 오픈했다. 숙소와 공유오피스, 원데이 클래스 등을 포함한 5박 6일 패키지 상품을 12월까지 운영하는데, 참가자에 한해 마음에 드는 가구를 특별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할인 코드를 발급해준다. 

천혜 자연환경을 갖춘 국내 최고의 관광지인 제주는 일찌감치 워케이션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세화리 질그랭이 센터를 비롯한 워케이션 명소 10곳의 정보를 홈페이지(jejuworkation.or.kr)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향후 도내 유관기관 및 민간사업자들과 협업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권역별로 빈집과 유휴시설 등을 활용해 기반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주시소통협력센터 3층에도 공유오피스가 마련돼 있다. 워케이션을 계획 중이거나 1인 기업가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보고 싶다면 월 단위로 지정석을 신청해보는 건 어떨까? 선호하는 자리 및 사물함 등을 배정받을 수 있고, 1층 F&B 식음료 할인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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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 복합혁신센터에 조성된 워케이션 공유오피스 ⓒ jejuworkation.or.kr / 센터 3층에 조성된 개방형 공용 업무공간인 ‘모두의 실험실’ 


‘모두의 실험실’로 출근하러 오세요! 
개방형 좌석의 경우, 일일사용도 가능하다. 이용요금은 4시간 단위 기준 5,0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하다. 여럿이 함께 쓰는 회의실 및 세미나실은 2시간 기준으로 당일 예약도 가능하다. 한 달 단위로 신청하는 지정석이 부담스럽다면 신청해보자. 자세하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길. https://bit.ly/3r95aQ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