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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면 신창리 1편] 풍차 마을 신창리의 발전 _ 신창리장 좌용신2020.11.05


 

‘찾아가는 톡톡카페’란? 


지금 바로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움직이는 트레일러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마을 주민의 살아 있는 이야기가 몽글몽글 피어난다. 

제주시 소통협력센터가 기획하고 제주MBC와 협력해 TV 방송으로 편성한, 왁자지껄 수다 프로그램.

 제주도 내 지역 사회의 관심사와 이슈를 발굴하고, 다양한 계층 및 세대 간의 이해를 높이는 소통 창구다. 

진짜 제주 이야기는 바로 여기 있다.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촬영한 현장 인터뷰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단행본으로 출판될 예정입니다.






양보|화합|조율|풍차|민원해결



해안가에 조성된 풍력발전용 풍차들이 경관을 이뤄 많은 관광객이 찾는 신창리. 

이곳에서 나고 자라 올해부터 이장을 맡은 좌용신 신창리장을 만나, 풍력발전 유치 전의 마을 내 갈등과 

20여 년이 지난 현재, 그 수익이 어떻게 마을을 위해 쓰여왔는지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마을을 둘러싼 민원과 갈등 그리고 마을만의 속사정을 두고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풍차가 있는 마을

신창리에는 430여 가구, 8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살고 있다. 

4개 부락의 사람들은 비트, 양배추, 브로콜리, 콜라비 같은 농사를 짓고 어업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40% 정도 외지인들이 도로변에서 카페나 식당 영업을 한다. 하지만 신창에서 유명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풍력발전용 풍차다. 2024년이면 이곳 마을에 풍차가 세워진 지도 20년이 된다고 한다.


풍차는 마을로 수입이 다 들어오는데, 어촌계하고 마을하고 반반이에요.

우리 마을이 적자 마을이었었는데 풍차에서 수익이 어느 정도 나오다 보니까, 

마을행사나 체육대회, 마을 장학회의 장학기금으로 씁니다.


차를 처음 들일 때 마을 내에서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어촌계 회의를 거쳐 작은 마을에 수익구조를 만들어보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풍차를 유치한 후 발생한 수익은 꾸준히 마을을 위해 썼다. 신년행사, 어버이날 행사, 체육대회 같은 

마을행사에 지원하고 장학기금을 조성해 신창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마을의 속사정

마을 일을 하며 겪는 어려움은 대부분 민원에서 온다. 

옛날 같으면 웬만하면 다 넘어갈 일도 이제는 민원으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다. 

민원이라는 게 해결하려고 하면 반대쪽에서도 가만있지 않으니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도록 조율하는 일이 쉽지 않다.


어쩌다 민원이 발생해서 가보면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많아요. 

그분들이 먼저 와서 손을 내밀지 않는 이상 저희는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르니까요. 

‘이렇게 살려고 왔는데, 앞으로 서로 도우며 삽시다’ 하면 소통도 빨라질 텐데…


대면해 만나 각자의 사정을 주고받으면 좀 더 수월하게 해결될 일도 오히려 얼굴을 모르니 복잡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어쩌다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까지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원주민의 문화적 배경을 모르다 보니 생기는 문제인데, 요즘은 싱계물 쪽 목욕탕이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어른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목욕탕인데, 관광객들이 나타나면서 민원 거리가 된 것이다. ​



저희들 할아버지 때부터 여름에 밭 갔다 오다가, 

옷 벗고 목욕하고 그러던 자리인데, 

관광객이 많아지다 보니까 그 분들 보기에는 이상한 거죠. 

어쨌든 민원이 문제라서 싱계물 목욕탕 정비 사업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신창리의 힘

여러 사람이 살다 보면 소소한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네 집인지 알던 시절도 아니고 전체 주민 수 40%에 달하는 이주민이 함께 사는 마을이기 때문이다. 

늘어난 관광객으로 인해 마을사람들이 보는 이익보다 피로감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꾸준히 조율하고 중재하며 마을살이가 더 나아지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제일 좋은 건 다른 마을에 비해서 심한 갈등이 별로 없어요. 

마을 사람들이 웃어른들을 우대해서 모신다는 태도가 배어 있어요.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선배들도 후배들 볼 때 보살펴주고요.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마음. 신창리는 마을이 앞으로 좀 더 나아지기 위해 무엇보다 귀중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는 마을에 수익이 돌아오는 관광객 대상의 사업을 해보려고 한다. 

마을 공동의 투자로 얻은 마을 공동의 수익을 마을 자생단체나 청년회, 부녀회 같은 단체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 다음의 목표다.




 




· 기획_제주시 소통협력센터/메모리플랜트

· 인터뷰_장혜령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