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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세상, '가치' 기대해 포럼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결되어야 하기에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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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세상이란 무엇일까? 하나의 질문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답변을 그린다. 1219일 오후, 제주시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는 좋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 ‘좋은 세상, 가치 기대해포럼에 온 사람들은 다양한 연사를 만날 생각에 들떠 있기도 했고, 자신의 고민을 나눌 생각에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포럼의 포문을 연 제주시소통협력센터 민복기 센터장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영역의 사례를 공유하고자 이 포럼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1부에서는 솟솟리버스 김영혜 리버스 액티비스트, 다음세대재단 방대욱 대표, 삼달다방 이상엽 대표가 발제자로 나섰다.

 

[1부] 영리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_코오롱스포츠 솟솟리버스 Rebirth Activist 김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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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연단에 선 김영혜 액티비스트는 재고상품을 업사이클링해 판매하는 친환경 프로젝트 매장 코오롱스포츠 솟솟리버스에 대해 소개했다. 솟솟리버스는 상품(가치)’, ‘인테리어(친환경)’, ‘위치(지속가능함)’ 세 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제주에서 친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연을 지키는 일이 곧 브랜드의 존속에도 필요한 일임을 밝히며, 지속가능한 패션을 통해 패션 산업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영혜 액티비스트는 지구를 위해 이미 가지고 있는 옷을 잘 정리/활용하고, 입지 않는 옷은 나눔하며, 친환경 브랜드를 찾아 후원하고 지켜보는 등 일상에서 쉽게 함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1부] 다시 비영리, 그리고 비영리스타트업_다음세대재단 대표 방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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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다음세대재단의 방대욱 대표는 비영리는 세상을 바꾸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익을 쫒지 않으니, 비영리는 멍청한 것 같다며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멍청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며 눈을 반짝였다.

 

비영리 조직만이 사회문제 해결에 끝까지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최근 이러한 뜻을 이루기 위해 비영리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새로운 사회 문제를 발견하거나 기존 사회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이들을 모아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다시 입다 연구소, 지구 닦는 사람들, 니트 생활자 등 함께한 여러 비영리 스타트업의 비전과 사례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제주에서도 이러한 비영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1부] 사람을 잇다. 사람이 있다_삼달다방 이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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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의 마지막 연사인 삼달다방의 이상엽 대표는 공동체가 건강해야 개인도 행복할 수 있다며, 차별과 배제 없이 사람들이 만나고 이어질 수 있도록 삼달다방을 열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장애인, 비장애인, 노인, 아이 등 누구든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며, 삼달다방에서 발달장애인 가족이나 416합창단과 함께 행사를 진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누구나 실패를 경험할 수 있지만, 실패도 함께 보듬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 건강한 공동체라는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 사회가 각 개인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발제를 마친 후에는 사회자와 발제자 간 질문을 중심으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1부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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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좋은 세상을 위해서는 비영리가 중요하다고 오랜 시간동안 말씀해 오셨는데, 이 일을 지속하게 한 힘과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방대욱 대표: 우리가 살면서 힘들어도 세상에 한 발 내딛을 수 있는 건 누군가한테는 그냥 베푼 친절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일상은 수치화되지 않지만, 아주 따뜻하고 행복합니다. 저는 이러한 것들이 계속 이어졌으면 했고, 내가 멈추면 이 사회가 멈출 것 같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경제도, 스타트업도 처음 시작할 때 응원해주는 데 왜 비영리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을 응원하는 사람은 없을까 싶어서, 그런 응원을 보내드리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질문 2. 비영리와는 또 다른 시각과 입장인 영리기업은 사회적 가치에 대해 어떤 책임감과 의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영혜 대표: 영리기업이니까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실 패션산업은 결국 제조업이고, 돈을 벌어야 하는 구조에요. 다만, 스마트폰의 등장 등이 급격하게 많은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던 것처럼 패션에서도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솟솟리버스는 현재 업사이클링을 통해 원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점차 본사도 이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킬 것이라 봅니다. 영리기업은 자본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만약 많은 소비자가 새로이 생산된 옷보다 옷을 고친 제품을 더 구매하게 되면, 기업의 구조도 제조업에서 점차 패션 서비스업의 형태로 변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적 가치가 영리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저희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질문 3. 개인의 가치가 어떻게 사회의 가치와 연결될 수 있는지, 어떻게 실현하고 계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상엽 대표: 삼달다방을 차별과 배제가 없는 공간이라고 소개하지만 제 마음속엔 늘 갈등과 고민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어떻게 조화롭게 잘 살고 풀어나갈지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 사회엔 놀이와 이동에서조차 차별과 배제가 있는데 이런 것들이 해결되고 사람들이 연결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가치는 제가 가진 지구력도 한몫하겠지만, 결국엔 삼달다방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며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형태와 구성으로 참여하면서 이야기가 채워지고 쌓인다고 봅니다. 똑똑한 1명의 개인의 역량과 능력만으론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해요. 평범하지만 선한 영향력을 가진 여럿이 모여 가능해진다고 봅니다.

 

질문 4. 비영리 영역에서 누군가 새로운 일을 하고자 할 때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이상엽 대표: 비영리는 블루오션이긴 한데 돈이 되지 않긴 합니다. 자기가 가장 행복한 일을 하는 게 비영리 영역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 선택과 함께 삶이 바뀔 것으로 생각합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에너지를 주는 일들이 세상을 건강하게 바꿔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방대욱 대표: 인간에게 있어 노동은 밥벌이를 넘어서 본인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기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영리가 영리의 대안으로 나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 파트가 고유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비영리가 좋아서 그걸 하겠다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비영리가 좋은데 어떻게 할지 고민인 사람들을 위한 장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는데 제주에도 이런 사람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비영리 스타트업 사업과 같은 역할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질문 5.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고 계신 개인이 영리 부분에서 일할 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김영혜 대표: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해요. (친환경 활동을) 회사에서 시켜서 한다거나, 친환경이 트렌드여서 하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진심은 있어야 해요. 저는 진심이 있어서 제주도까지 오게 되었어요.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든지, 진심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나는 맞고, 쟤는 틀리다는 생각은 지양할 필요가 있어요. 이제 한 발자국 간 사람한테, 열 발자국 먼저 간 사람이 지적하면 민망할 때도 있잖아요.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사람일수록 열린 마음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질문 6. 좋은 세상을 한 줄로 정리한다면?

 

방대욱 대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많아지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영혜 대표: 남의 눈치 안 보고 나다운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상엽 대표: 제주가 괸당사회라고 하는데 이익 중심의 공동체가 아니라 공동체성과 존중이 살아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2부에서는 사단법인 두루 김남연 변호사, 주식회사 일로와 이금재 대표, 한라산아래첫마을 영농조합법인 강상욱 이사가 발제자로 나서 현장의 열기를 이어갔다.

 

[2부] 공익변호사단체는 어떻게 임팩트를 만드는가 : 모두의 1층 사례를 중심으로_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김남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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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첫 발제를 시작한 김남연 변호사는 사단법인 두루에 대해 소개하며 주요 활동을 통해 느낀 바를 공유했다. 두루는 14명의 변호사가 모여 2013년에 설립했으며, 장애인, 아동 및 청소년, 이주민, 난민 등의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김남연 변호사는 소송 제기, 법률심판 및 기자회견 등의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소개하며, 이러한 방식에 시민들의 체감도가 낮고, 빠르게 변화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껴 모두의 1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두의 1층 사업으로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지자체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통해 빠르게 문제를 개선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2부] 유휴공간을 로컬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공간으로(aka. 소길별하)_주식회사 일로와 이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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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일로와의 이금재 대표는 일로와의 시작이었던 창업동아리 시절의 이야기부터 13년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현재 운영 중인 SNS 채널 일로와 제주뿐만 아니라 바람콘서트, 앞으로 작당, 플레이스 일로와, 문제해결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했다. 그는 “13년간 수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함께였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일로와는 현재 소길별하라는 효리네 민박에 나왔던 공간을 인큐베이팅 플랫폼 오프라인 스토어로 활용해 운영을 도맡고 있다. 제주의 다양한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며 100% 선납입을 원칙으로 운영 중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밝힌 그의 꿈은 퇴사였다. 퇴사를 해도 괜찮을 만큼 자생하는 시스템을 잘 갖추기를 목표한다는 의미였다.

 

[2부] 한라산아래첫마을 광평리 공동체 실험실_한라산아래첫마을영농조합법인 이사 강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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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발제를 맡은 강상욱 이사는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했다. 8년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돌아간 고향에서 그는 좌절했다고 한다. 마을이 고령화되어 사라질 위기였기 때문이다. 강상욱 이사는 고향이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마을사업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충돌하거나 힘들었던 일화들을 공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을기업의 힘과 방향성은 조합원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힘을 모으고, 목표 지향점을 만들며 조합원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발제를 모두 마친 후, 발제자들이 둘러앉아 질의응답 하는 시간을 가지며 2부 토론을 시작했다.

 

[2부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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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빠짐없이 세상 사람 모두에게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사단법인 두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법이 어떻게 생활에 가까이 실체화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다양한 활동가와 연계하고 협력하는 것이 포인트로 보입니다. 오늘 포럼에서도 연결이란 단어가 반복되고 있는데 연결의 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남연 변호사: 내가 속한 한 단체가 가진 노하우와 계획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적습니다. 촘촘히 연결되고 함께 모일 때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이 폭발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의 1층 진행 시에도 여러 활동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활동가분들이 현장에 대해서는 저희보다 더 전문가셨어요.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소용없을 기자회견과 기사화 활동만 백날 하고 있었을 거예요.

 

질문 2. 이금재 대표님은 실패의 사례를 많이 공유해주셨는데,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장 크게 느낀 한 가지를 공유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또는 어떻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지 팁을 공유해주셔도 좋습니다.

 

이금재 대표: 저희 조직의 단점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점인데, 그래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하지만 계속 실행할 수 있기도 합니다. 계속 끊임없이 앞으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 회복탄력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질문 3. 마을은 결국 공동체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요새를 살아가는 저희에게 이제는 공동체라는 단어가 오히려 낯설어진 세상이 아닌가 싶은데, 힘든 점도 많이 말씀해 주셨지만, 그럼에도 왜 필요할까요?

 

강상욱 이사: 힘들어도 같이 웃어본 경험을 떠올리면서 어떻게 함께 웃을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농촌사회도 자본주의 발전에 따라 개별화되고 서로 잘 안 도와주는 형태로 바뀌었어요. 농촌에서 농업으로 공동체를 만들 수 없다면 농촌은 이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같이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당연한 순리인 것 같습니다. 사실 웃는 날보다 화내는 날이 많긴 하지만, 운동회처럼 함께 웃을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없다면 그 마을은 결국 사라진 마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질문 4. 내가 사는 곳에서 사회적 가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강상욱 이사: 사회적 가치를 만든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저항해야 하는 일입니다. 가치라는 건 쓸모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인데, 무언가를 쓸모 있게 만들고 값어치를 부여하는 건 누군가와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사람과 관계 맺는 일인지, 자본과 관계 맺는 일인지, 자연과 관계 맺는 일인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자면, 현재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맞춰진 기준으로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고 있어요. 분명 다른데, 기준은 같아요. 성과를 요구하는 현재의 평가 기준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가지표가 서서히 바뀔 때 저항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남연 변호사: 저는 공공기관, 정부 부처, 공익변호사 등 여러 곳에서 일했는데요. 이 일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공익적인 부분과 조금이라도 연결된 부분으로 진로를 바꿔나갔던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열심히 뭔가를 계속하는 것만으론 지속하기 어려운 것 같고요, 제도와 시스템을 잘 건드려서 작은 성과들을 모으고, 확산시키고 대중화되는 모습을 접하게 된다면 사회적 가치를 위해 행동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금재 대표: 개인적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질문하는 시대는 지났고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절댓값처럼 말이죠. 사회적 가치가 당연시되는 사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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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토론까지 마친 후사람들은 짤막한 네트워킹을 통해 삼삼오오 모여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좋은 세상에 대한 관점과 생각은 모두 달랐지만가치로운 세상을 바라고 꿈꾸는 마음만은 같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