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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카페 시즌3] 너무 빠르지 않나요?_김형찬2022.09.26


‘톡톡카페란?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기획하고 제주MBC와 협력해 TV 방송으로 편성한 토크 프로그램. 

질문을 가지고 다양한 주체를 만나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찾아가는 톡톡카페 시즌3!'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맞춤형 

음료와 질문에 대한 이들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촬영한 현장 인터뷰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단행본으로 출판될 예정입니다.


 

 

제주의 착한 자전거 여행을 만들어가는 사람

푸른바이크쉐어링 김형찬 대표

남은 인생을 자전거에 걸었다는 푸른바이크쉐어링 김형찬 대표를 만났다. 자동차 보유율은 높지만, 자전거 이용률이 제일 낮은 제주도에서 자전거 타기 교육, 전 교육을 비롯해 제주도 일주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전거 투어도 하고 쓰레기도 줍는 바이클린 활동을 시작하며 새로운 자전거 문화도 만들어냈다. 자전거에 올라가는 순간 평화로워진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자전거여행 #자전거학교 #바이클린(Bike+Clean)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배울 수 있도록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배우고,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자전거를 통해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김형찬 대표를 만났다. 고향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는 평소 좋아하던 자전거가 떠올라 자전거 사업을 시작했다.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그는 여전히 하면 할수록 자전거 사업이 너무 재밌다. 푸른쉐어링바이크에서는 기존의 정적인 자전거 비즈니스인 자전거 수리, 판매뿐이 아닌 동적인 자전거 비즈니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형이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자전거를 자연스럽게 배웠는데, 요즘은 접할 기회가 많이 없어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들도 많다. 그래서 학교에 찾아가 초등학생 대상으로 자전거 타기 교육도 하고, 학교 주변 마을 투어를 하거나 1년 동안의 훈련 과정을 거쳐 3박 4일 동안 자전거로 제주도를 일주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자전거를 배워 자전거 일주에 도전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돕는 협동심을 배우고, 다녀와서는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 교육

육지의 경우 4대강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갖춰졌거나, 신도시의 도시 설계 때부터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구분되어 안전하게 만들어진다. 제주도의 경우 해안 자전거 도로의 경치는 좋지만, 도로의 90% 이상이 보행자와 자전거 겸용 도로이고, 실제로 길을 이용하는 보행자도 많다. 불법주차 된 차가 많아 시야를 가리거나, 도로가 해녀들의 건조장으로 사용되어 자전거를 타기 어려울 때도 있다. 자전거만을 위한 도로가 아니고 모두 함께 사용하는 도로이니 교육을 통해 안전하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워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또, 아이들은 처음에 자전거를 타면 너무 신나서 야생마처럼 질주하다 보니 통제가 쉽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처음부터 도로로 바로 나가면 사고의 위험이 크기에 안전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꼭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학교 안에서 연습하고, 익숙해지면 학교 밖으로 나가 1시간, 1시간 반 이런 식으로 점차 시간을 늘려나가며 훈련을 한다. 한 방향에 익숙해지면 반대 방향으로도 돌며 자전거를 탔을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미리 경험해보게끔 한다.

 

 


다양한 자전거 프로그램

자전거 일주를 경험한 학생들은 부모님과도 함께하길 원했지만, 체력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부모님들의 부담이 컸다. 그래서 부모님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매주 토요일 오후 4시간, 20Km정도를 자전거로 제주도를 여행하는 '아빠와 자전거로 떠나는 미술 여행'이라는 12주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바라본 제주의 모습을 미술 작품으로 만들며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도 이끌어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관광객을 위해 단발성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바이클린(Bike+Clean)’이 바로 그것이다. 육지에서 수학여행을 온 중학생이 기념촬영 중 보이는 쓰레기를 사진에 찍히지 않게 잠시 치웠다가 촬영이 끝나고 자신에게 와서 어떻게 치우는지를 물은 적이 있었다. 그냥 갈 수도 있었는데 자신에게 와서 쓰레기를 건네는 모습에 감동하여 자전거 투어와 쓰레기 줍기를 연계해 기획했다.바이클린은 환경부 장관상, 도지사 표창 등 여러 상도 많이 받고 2년 간 환경 교육 사업 지원도 받았다. 지원 기간이 끝난 후 더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으려 했는데, 요청이 계속 들어가서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바이클린 참여자들은 자전거 타기 좋은 코스나 풍경이 예쁜 코스가 아닌 쓰레기가 많은 코스를 요청한다. 돈을 내고 쓰레기를 줍겠다고 자처하는 것이 놀랍고 재미있으면서 제주를 위해 반가운 변화라 느껴진다.

 

너무 빠르지 않나요?

제주도를 차로 여행하면 빨리 갈 수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면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는 행위 자체는 특별한 것이 없지만, 자전거를 타고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은 특별하다. 골목골목을 다니며 주변을 둘러보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네게 된다. 그가 생각하는 자전거의 매력이다. 제주도가 1가구당 자동차 보유율은 가장 높지만, 자전거 이용률은 전국 꼴찌다.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이동하며 자전거를 타라는 것이 아니다. 시간 여유가 되고 근거리를 이동할 때, 그때는 자전거를 이용해주면 좋겠다. 모두가 자전거를 탈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자전거 이용률이 높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자전거로 가는 길은 조금 느릴 수 있지만, 제주도가 더 활기차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빨리 가고자 하면 차 키가 먼저 보이겠지만여유 있게 가고자 하면 자전거가 먼저 보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