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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카페 시즌3] 너무 빠르지 않나요?_김재우2022.09.26


‘톡톡카페란?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기획하고 제주MBC와 협력해 TV 방송으로 편성한 토크 프로그램. 

질문을 가지고 다양한 주체를 만나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찾아가는 톡톡카페 시즌3!'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맞춤형 

음료와 질문에 대한 이들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촬영한 현장 인터뷰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단행본으로 출판될 예정입니다.


 

 

전통의 맛을 지켜가는, 대를 잇는 맛집

미풍해장국 김재우 대표 

2대째 미풍해장국을 운영 중인 김재우 대표를 만났다. 제주도의 3대 해장국집 중 하나인 이곳은 재료부터 만드는 법까지 이전 방식을 이어오며 어머니의 맛을 지키고 있다. 비슷한 이름의 가게가 많지만, 원조는 이곳이다. 새벽 5시 이른 시간에 문을 여는데도 많은 손님이 해장국을 먹으러 찾아온다. 조금 빠를진 몰라도 꾸준히 찾아주는 사람들을 위해 앞으로도 영업시간을 지키겠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주3대해장국 #2대째운영중 #이른아침

 제주의 3대 해장국

제주도에 해장국집이 많지만, 3대 해장국이라 불리는 미풍해장국을 운영 중인 김재우 대표를 만났다. 미풍해장국은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4~50년 전에 운영을 시작하셨고, 그가 2008년부터 가게를 물려받아 2대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원래 공업사에 다니며 그쪽으로 일을 해보려 했는데, 어머니를 도와 가게 일을 조금씩 돕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업을 물려받게 되었다. 식당 일을 처음 배울 때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아버지께 많이 혼나기도 했다. 그랬던 시간을 지나 어느덧 운영 15년 차로 이제는 능숙하게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재료부터 만드는 방식까지 어머니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며 맛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다른 해장국 집에서는 끓이는 뚝배기를 사용하는데, 여기서는 토렴용 뚝배기를 따로 이용해 예전 방식 그대로 토렴한다. 조금은 번거로울지 몰라도 이렇게 이전 방식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하는 게 계속해서 인기를 받을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곳

미풍해장국이 인기를 끌면서 제주에 같은 상호를 쓰는 해장국집이 많아졌다. 다른 곳들은 이름만 같고 미풍해장국과 관련 있는 집이 아니다. 프랜차이즈를 내준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원조라는 자부심도 있다. 얼마 전에는 백종원 님이 식당에 오셔 식사하시고, 방송국 작가님에게 소개해주시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촬영하게 되면 해장국 편 방송에 나와달라는 전화를 받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해당 프로그램이 폐지되어 출연이 무산되었다. 그래도 백종원 님에게 인정받은 맛집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어머니 때부터 운영하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가게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다. 사용 중인 식탁도 어머니가 옆 가게에서 지금 자리로 가게를 옮기며 가져오셨던 것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뜨거운 뚝배기가 놓였던 자리가 마치 하나의 무늬처럼 식탁에 남아있다. 식당을 찾아주시는 분들을 위해 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어도, 식당 인테리어를 바꾸려면 며칠이고 식당 문을 닫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늘 고민만 하고 있다.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는 하루

그도 이유는 잘 모르지만, 제주도의 해장국집은 대부분이 가게 문을 일찍 열고 일찍 닫아 저녁 장사를 하는 곳이 별로 없다. 그의 가게도 새별 5시부터 가게 문을 열고 오후 3시면 문을 닫는다. 새벽에 오시는 손님들은 밤새 술을 마시다가 가게 개점 시간과 맞아서 오는 사람도 많다. 술에 이미 취한 상태로 오다 보니 본의 아니게 실수하시는 분들도 많다. 예전에는 가게 옆에 있던 제주대학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사람들이 이른 새벽에 식사하러 많이 찾아오기도 했다. 근처에 있는 서문로터리는 한림으로 가는 합승 택시가 모이는 곳으로 택시 기사님들도 교대 시간에 맞춰 가게를 찾았다. 그리고 대형마트가 생기기 전에는 채소 시장이 새벽에 활발해 이곳에 물건을 사러 왔다가 들러 밥을 먹고 가는 사람도 많았다. 다른 가게나 육지처럼 가게 문을 조금 늦게 열고 늦게 닫는다면 사람이 더 많이 방문해 돈을 더 많이 벌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게에 이른 아침부터 일하다 들르는 손님이 많아서 좀 덜 벌더라도 계속해서 가게 문을 일찍 열고 싶다.

 

너무 빠르지 않나요?

새벽 5시, 이른 아침에 가게 문을 열기 위해 그는 늦어도 4시에는 일어난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알람을 3시 반, 4시로 두 번 맞춰놓고 자는데, 4시 조금 넘어 일어날 때도 있지만 한 번도 지각한 적은 없다. 일찍 문을 닫는 만큼 쉬는 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영업이 끝나도 주방에서 육수를 계속 끓여야 해서 밤새 매장에서 쪽잠을 자며 육수 관리를 한다. 그래도 어머니 때부터 일하셨던 세 분이 새벽에 함께 나와 일하시며 엄마 같은 마음으로 그를 계속 도와주시고 있다. 힘드실 법도 한데, 자신들 건강을 위해서라도 짜증을 내지 않고 일한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그를 도와주시는 의리 있는 분들이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과 늘 가게를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기에 그는 가게 개점 시간이 빠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4~50년 동안 지금 시간대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운영하는 한 계속해서 가게 개점 시간을 지키려고 한다.

 

 

 

피곤하지 않겠냐고, 너무 이른 시간에 가게 문을 여는 것은 아니냐 걱정하시는 분도 있어요. 그래도 기회가 되면 제 나름대로 주말엔 스트레스도 풀며 컨디션을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때부터 계속 유지해 온 영업시간이니 제가 맡아서 운영하는 동안은 계속 이 시간대로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