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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카페 시즌3] 농사 계속해도 될까요?_이종인2022.09.15


‘톡톡카페란?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기획하고 제주MBC와 협력해 TV 방송으로 편성한 토크 프로그램. 

질문을 가지고 다양한 주체를 만나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찾아가는 톡톡카페 시즌3!'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맞춤형 

음료와 질문에 대한 이들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촬영한 현장 인터뷰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단행본으로 출판될 예정입니다.


 

 

'같이'의 가치를 꿈꾸는 농업

보롬왓 이종인 대표

바람이 부는 밭이라는 뜻을 가진 보롬왓 농장의 이종인 대표를 만났다. 그는 황무지였던 이곳을 가꾸어 메밀 농사를 시작하고,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축제를 기획했다. 그 결과 보롬왓은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농가들의 수익과 가치 창출을 위한 같이의 가치 농업을 실천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보롬왓을 보며 사람들은 6차 산업의 성공 신화라 말하지만, 6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실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같이의가치 #6차산업 #현실적인정책

농장의 관광지화

제주도의 유명한 관광지 보롬왓의 대표 이종인 씨를 만났다. 그는 부모님의 농사 짓는 모습을 보며 절대 커서 농사는 짓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다. 졸업 후 육지로 가 신용보증재단에 입사해 최연소 지점장이 되는 등 직장에서 인정받기도 했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도 컸다. 친구들과 떠난 메밀 여행을 계기로 그는 메밀 농사를 시작했다. 농작물을 생산, 판매하는 것만으로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메밀을 기르는 모든 과정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농장의 개방을 결정했다.  많은 사람이 방문하며 농작물에 피해가 없을 순 없었지만, 단순히 메밀을 재배해서 파는 것이 아닌 믿음과 건강을 파는 판매로 바꾸려 노력했다. 첫 번째 축제를 기획하고 개최할 때는 아무것도 없어 축제 천막을 치러 온 사람조차 이게 돈을 받을 수 있는 일일까 의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거쳐 보롬왓은 지금 6차 산업의 성공 신화로 불리고 있다.

 

같이의 가치 농업

6차 산업은 생산자가 생산부터 가공, 서비스까지 도맡아 해야 한다. 지금 형태는 어떤 농사가 잘되면 집중 투자를 하게끔 만들다 보니 작은 실수라도 하면 다시 재기하기가 쉽지 않다. 메밀은 1000평에서 수확하면 1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나오는데, 다양한 기계로 가공할 수 있다면 원물의 5배, 10배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본 없이 농사만 열심히 지어도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 착안해 ‘'같이'의 가치 농업을 생각해냈다. ‘같이의 가치 농업에서 생산자는 생산하는 것에 주력하고, 가공하는 사람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의 가공을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작년에 좋은 품질의 메밀을 생산한 1차 농가와, 좋은 품질로 국수를 만드는 2차 가공업체가 만나 같이의 가치 농업으로 메밀국수를 만들었다. 이때 만든 메밀국수는 1분 만에 1,400세트가 매진되는 등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판매가로 가치를 평가하고, 평가된 가치는 50:50으로 나눠서 가져가며 유통·제조 업체만 이익을 얻었던 구조에서 농가도 함께 수익을 나눌 수 있는 구조로의 변신도 꾀했다. 

 

 


6차 산업의 성공을 위해

보롬왓을 성공한 6차 산업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지, 그는 오히려 그 성공에 의구심을 갖는다. 실제로 일을 하는 구성원들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6차 산업을 장려하고 육성하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 없이 정책만 펼치는 상황이 아쉽다. 지금의 6차 산업의 현실이 하면 할수록 빚더미에 앉는 구조기 때문이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농업 보조금을 많이 늘리지만, 기존 정책 자체가 농민의 수당, 직불금을 늘리는 데만 국한되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행정에서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농기계 임대 센터를 구축했지만, 실제 이용 시간이 제한적이고 기계가 한정적이라 이용이 더 어렵다. 그는 농기계를 빌려주기보다 기계를 운용하는 청년 전문가를 키워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할 때 필요한 기계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며 소유의 개념을 권하고 있는데, 이것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시스템 개념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농사, 계속할 수 있을까요?

정부에서는 청년 귀농을 권유하며 예산을 사용하지만, 오히려 청년들은 농촌을 점점 빠져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청년들이 농촌을 빠져나가는 결론은 한 가지, 결국 소득이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어르신들이 하다 하다 안 되면 농사라도 지으라고 했지만, 지금 농사는 부모의 배경이 없거나 자본이 없으면 시작하기가 어렵다. 나라에서 농업인으로 인정받으려면 농업경영체 등록을 해야하는데, 농촌에 거주하고 있고, 직접 밭(논)을 갈며 농사짓고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과정이 처음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겐 쉽지 않아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는 이런 작은 정책으로 농업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실제 현장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여 기존 정책을 현실에 맞는 내용으로 개선한다면, 청년들이 농업으로 들어올 수 있고 농사도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농사의 진입을 막는 것들은 아주 사소하고 작은 규제들이에요. 현실을 반영한 내용으로 바꿔서 진입 장벽을 낮추면 자본이 없어도 

청년들이 충분히 유입되어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