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 HOME
  • 소식알림
  • 현장리뷰
[현장취재] 네가 진짜로 불편한 게 뭐야? 지금은 ‘제주생활공론’ 시대2020.09.14

 


“이것 좀 어떻게 안되나?” 살면서 습관처럼 툭툭 내던지는 말속에 스며든 ‘불평’이란 불편. 

#제주생활공론 은 소소한 일상의 불편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공론화해 실행하는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의 공론장 사업이다. 

보다 많은 지역민과 논의 내용을 소통하는 캠페인까지 시도하는 제주생활공론의 현장 속으로. 

‘소통하고 실천하는’이란 단단한 부제와 함께다. 자, 다 같이 얘기해보자. 제주 한 바퀴!



‘불편’을 반듯하게 펼쳐보자, 공론 현장 추적기




공론장 1차 시의 과감한 필체들. 참여자 각자 함께 나누고 싶은 주제를 A4 용지에 펼쳐 보였다. 




제주도민이란 공통분모 외엔 세대도, 성별도, 생각도 다른 25명이 모인 한 자리. 

낯섦과 긴장이 교차하는 가운데에서도 ‘제주생활공론’이란 사업 아래 한마음이다. 

서로 눈과 마음을 맞춰 꿈꾸는 제주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 

총 3차에 걸친 공론장의 자리를 함께할 이들의 첫 대면식은 닉네임을 곁들은 자기소개와 더불어 각자의 관심 분야를 가감 없이 던지는 시간이었다.


“제주 사투리를 빨리 익히는 방법은 없을까?”

“남용되는 텀블러를 활용할 순 없을까?”

“클린하우스의 넘치는 쓰레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물음표와 느낌표가 난무하는 공론장. 개인의 의견이 조율되고 공공 메시지로 확장, 변환되는 과정이다. 




캠페인의 개념을 이해하며 빼곡히 써 내려 가는 글자는 더 나은 제주를 비추는 빛이다. 


일상생활 가운데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의문이 쏟아져 나온 1차 공론장. 참여자당 관심 주제와 의견이 다양하다. 

환경과 문화, 지역공동체, 산업/경제, 교육 등 분야를 막론하고 여러 질문이 도출됐다. 

이런 개개인의 소소한 생활 속 관심사가 자유로운 공론을 통해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는 과정을 거쳐갔다. 

공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젤리장, 디자이너 태슬남과 함께 해 공론장의 활기는 보다 고조되는데….





공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젤리장은 참여자 스스로 답을 찾고 캠페인이 실행될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이 되었다. 


디자이너 태슬남은 공론장을 다니며 주제의 맥락을 잡을 수 있는 사적이고도 구체적인 조언을 했다. 



연이은 2차 공론장은 더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로 들썩였다. 

개인의 관심 분야가 우리 모두의 메시지로 확장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자신의 경험과 면밀히 연관 지어 실행 가능한 구체화된 주제로 좁혀갔다. 

이주민과 선주민의 벽을 허무는 방법이나 폐해녀복과 감귤 상자 등 제주식 폐자원을 

누구나 친환경적으로 쉽게 처리하는 법 등 단순한 문제 제기보다 실행에 다가서는 공론 아래 선별된 건 8가지 주제였다. 

여기에서 어떤 주제로 공론화해보면 좋을까?






무형이 유형으로, 제주생활공론의 끝판왕 캠페인 4가지

3차 공론장에선, 참가자가 앞선 논의를 토대로 관심 있는 주제를 최종 선택했다. 

수학 연산처럼 공론장에서 펼쳐진 생각을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눈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 

그 결과 4개의 핵심주제별 팀이 구성됐다. 각 팀은 주제별로 가장 작은 단위의 효과적인 캠페인을 기획하고 함께 실행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어디 한 번 캠페인의 초안을 읽어볼까. 물론 이는 초기 단계일 뿐, 공감력이 좋은 캠페인으로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제주생활공론의 취지처럼 일상적이고도 구체적인 주제로.




캠페인 1. 삼다도의 다른 해석 – 나 제주도민

팀원_ 라승주, 고정은, 지성훈, 오영인, 최구봉


이주민과 선주민의 구분이 필요할까? 

제주에선 흔히 경험하게 되는 이주민과 선주민 사이의 정의하기 어려운 벽.

 ‘입도 O년차입니다.’라는 말의 의미를 각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모두 제주를 사랑하는 제주도민임을 확인하는 화합 캠페인이다.




캠페인 2. Long Always Only One

팀원_ 장미화, 강슬기, 이정하, 현여정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텀블러, 도리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텀블러를 제조/폐기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환경오염이 야기된다는 불편한 진실. 

누구나 텀블러를 쉽게 관리하는 꿀팁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공유하며 이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친환경 캠페인이다.




캠페인 3. 느영나영 강생이랑 혼디모영 살암쪄

팀원_ 이승연, 김미정, 노유정, 박란희, 박지윤, 장봉수


“쉬야는 댕댕이가 해! 처리는 내가 할게!” 반려견과 함께하는 이들이 날로 늘어나는 지금, 

모두를 위해 더욱 섬세하게 요구되는 견주의 매너에 관한 캠페인이다.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의 부정적인 인식 변화는 ‘마킹’을 지우는 물 하나로도 가능하다는 믿음 아래서다. 

그냥 가지말앙, 우리 물 뿌령 가게마씸!




캠페인 4. 지키면서 누려요, 우리 모두의 제주

팀원_ 윤호영, 유점숙, 김정련, 이해리


관광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한편, 그로 인해 몸살을 앓는 제주다. 

제주인보다 상대적으로 윤리적 책임이 약할 수 있는 그들에게 당부하는 캠페인이다. 

렌터카에 쓰레기봉투를 비치해 현명하게 버리는 친환경 여행을 권하거나 

80여 곳에 달하는 노인보호구역을 ‘할망보호구역’이란 이름으로 알리는 실행을 준비 중이다.




제주생활공론 은 공공연하게 ‘가장 작은 캠페인’이라고 불린다. 접근은 그렇다. 

그러나 작은 날갯짓이 세상을 변화시키듯 제주생활공론 그 이후의 파장은 크고 또 강할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