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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카페 시즌3] 제주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요?_강명실2022.07.21

‘톡톡카페란?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기획하고 제주MBC와 협력해 TV 방송으로 편성한 토크 프로그램.

질문을 가지고 다양한 주체를 만나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찾아가는 톡톡카페 시즌3!'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맞춤형 

음료와 질문에 대한 이들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촬영한 현장 인터뷰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단행본으로 출판될 예정입니다



 

  귀농하러 제주로 온 사람들의 모임

폴개협동조합 강명실 대표

7년 전 제주로 이주해 온 폴개협동조합을 강명실 대표를 만났다. 퇴직 후 적게 벌어 적게 먹으며 편히 살기 위해 제주도로 내려왔지만, 너무 오래 놀다 보니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귀농을 결정했다. 블루베리, 감귤, 꿀 농사를 지으며 체험농장까지 운영하는 바쁜 일상이지만 이주민과 선주민 사이의 틈을 줄여보고자 협동조합까지 운영하고 있다. 무작정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로망으로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이주민에게 제주도에서 잘 살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귀농 #협동조합 #이주민과선주민 



제주로 귀농하다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폴개협동조합 강명실 대표는 농사는 전혀 모르던 선생님이었다. 퇴직 후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열심히 놀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남편과 제주에 내려왔다. 열심히 놀기로 했지만, 개학 없이 방학만 계속되는 일상에 오히려 조금 지쳐가던 때 그를 보고 해녀 할머니가 젊은것들이 놀고만 있다며 야단을 치셨다.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농사를 생각했고, 계획에도 없던 귀농을 하게 됐다. 제주도니까 귤 농사를 지어야지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귤 농사를 시작했다. 블루베리 묘목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채 유행한다는 이유로 블루베리 농사도 시작했다.유기농으로 키운 블루베리는 손이 많이 가는 반면 판매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고심 끝에 블루베리 수확 체험농장을 생각했다.  제주에 6, 7, 8월에 할 수 있는 체험농장이 없는데, 시기적으로도 맞아떨어져 자연스럽게 블루베리 농장에 사람이 몰리게 되었다. 
 
이주민과 선주민
제주에는 제주를 지키는 끈끈한 궨당문화가 있다. 도민들은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 친척 등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주민들은 도민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구나 어우러질 기회가 거의 없다. 선주민들 입장에선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 선주민들은 이미 터 잡고 살고 있어서 필요 없지만, 이주민들은 이주 후 잘 살기 위해 여러 교육을 받거나 모임에 참석하곤 한다. 
이렇게 너무 많이 돌아다니는 이주민을 보며 선주민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느끼기도 한다.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사소하다.서로 다른 입장에서 자신만을 생각하고 바라보니 서로에게 다가가기 쉽지 않다고 느낀다. 대화를 나누면 쉽게 풀어질 문제도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우느라 큰 갈등으로 심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이주민들이 제주에 살기 위해 이주해 온 만큼, 먼저 살고 있던 선주민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폴개협동조합
귀농을 시작했던 때, 잘 모르는 것이 있어도 물어볼 곳이 없었고 하소연할 데가 없었다. 자신뿐 아니라 모든 이주민에게 같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폴개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비슷한 고민이 있는 귀농·귀촌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폴개협동조합은 다양한 이력을 가진 조합원들이 함께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고,농촌관광 체험 및 교육농장도 운영 중이다. 귀농·귀촌 후 느꼈던 어려움을 나누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한다.  또, 이주민이 선주민에게 먼저 다가가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음악회, 모임잔치 같은 이벤트를 여는 등 협동조합 차원의 도움을 주려고 한다. 그러나 협동조합 차원의 노력도 한계가 있기에 지역사회 차원에서 이주민과 선주민이 만날 기회가 점차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에 계속 살 수 있을까요?
귀농·귀촌 지원 사업 중 하나로 정부에서 최대 3억 원 이내 농업 창업 자금을 융자 지원해준다. 그러나 제주는 땅값이 너무 비싸 이 금액으로 살 수 있는 땅은 고작 500평, 농사짓기에는 적은 평수다. 
거기에 1년에 2% 이자를 갚아야 하고, 6년 차가 되면 원금을 3천만 원씩 갚아야 한다. 제주에 내려와 농사만으로 먹고 살겠다는 이들에게 그가 강원도나 다른 지역을 권하는 이유다. 농업이 망하지 않는 산업이고, 미래인 것은 맞다. 그러나 농업만으로 먹고 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요즘은 1차, 2차, 3차에서 더 발전해 6차 산업이라고 이야기하듯, 농업도 새로운 것과 접목되어야 한다. 새로 귀농한 사람들이 5대째, 30년째 농사를 짓는 분들을 따라가는 것은 당연히 힘든 일이다. 기존 농업인들과 차별화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접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가 경험해 본 농업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농업에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찾아 새로운 것과 접목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충분히 제주에 귀농해 살 수 있다. 
 

 
“농사만 지으면 먹고살 수 있겠지 하는 허황한 꿈만으로 오지 않는다면, 
제주에서 계속 잘 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