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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저 바다에서 우리를 구하는 방법2021.06.22

 ‘바다를 살려야 한다.’란 구호는 우리를 다소 뒷짐 지게 한다. 나의 잘못된 행동 하나로 이 광활한 바다가 어떻게 되겠어? 물론이다. 망가지게 한다. 

 여기 지구를 살아가는 인간의 책임 있는 행동을 포착했다. 우리가 잘살려면 바다를 제대로 살려야 하는 이유다.   



딱 한 입보다 매혹적인 딱 3개, 테이크 쓰리(Take 3) 

 사진 제공_Take 3 (https://www.take3.org) 


환경이 중요한 건 안다. 누구나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에 이맛살을 찌푸린다. 이런 공통분모 가운데에서도 좀처럼 행동하지 않는 귀차니스트를 위한 처방전, ‘Take 3’. 캐치프레이즈가 곧 이름이 된 이 환경단체는 뭐든 재단한 듯 명료하다. 쓰레기 3개만 주워도 세상이 달라진다는 당찬 자신감을 선보인다. 10달러만 기부하면 한 사람을 교육할 기회가 쥐어진다는 식의 언어를 구사한다. 단순하고 사소해 보인다. 그러나 누구나 행동하게끔 만들기에, 힘이 세다. 그 끌림에 나도 하고 싶다. 


시작은 지난 2009년이었다. 해양 생태학자인 로베르타 딕슨 박(Roberta Dixon-Valk)과 아동 교육자인 아만다 마레셸(Amanda Marechal)은 환경 난제를 좀 더 단순하게 풀 방법에 머리를 맞댔다. 

이후 환경 운동가인 팀 실버우드(Tim Silverwood)가 합세한 3인조에 의해 탄생한 것이 바로 Take 3.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교육을 통해 행동을 변화하게 한 구심점이 되었다. 그 결과 129개국이 참여해 매년 1천만 개의 쓰레기를 줍고, 50만 명 이상을 교육한 기적을 이뤄냈다. 


특히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플라스틱이다. 우리에게 종종 일회용의 가치만 있는 플라스틱의 생명은 무섭게도 영원하다.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생태계의 흐름을 끊어놓는 주범을 잡기 위한 Take 3의 주요 방책은 교육. 아동은 물론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발을 뻗었는데, 누구나 안방에서 온라인 프로그램으로도 즐길 수 있다. 인간과 바다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왜 우리가 지금 행동해야 하는지 등 영감을 주는 영상과 자료집(https://www.coolaustralia.org/take-3-for-the-sea-project-based-learning)을 맘 좋게도 열어 두었다.  


점점 해양 오염에 대한 관심이 지구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최소한 권리로 여겨질 정도. 해볼 만하지 않은가? Take 3, Take Action! 



Take 3의 설립자인 아만다와 로베르타. 이들은 고대 생물인 바다 거북이를 지키는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홈페이지 내 충격적인 사실 하나. 2050년에 이르러선 바다에 해양 생물보다 플라스틱이 많아질 거란 통계!  

 


동기부여와 더불어 교육, 그리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3단계를 밟는 Take3. 맙소사, 냉장고를 발견했다.  

 


사실 ‘3개만’이란 구호는 오히려 3개 이상을 줍고 싶은 자유의지를 부추긴다. 환경을 지키는 꿈나무들.  

 


협업의 중요성을 알기에, 여러 파트너사와의 캠페인 역시 진행 중이다.  


남다른 스케일의 해양 청소 부대,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 

사진 제공_The Ocean Cleanup (https://theoceancleanup.com)


강과 바다는 넓고 쓰레기도 많다. 쓰레기가 주인 행세를 하는 장소가 보인다. 부유하는 쓰레기를 통해 강임을 짐작하자니, 가슴이 답답해 온다. 이때 등장한 우주선 같은 보트 한 척. 거참, 속 한 번 시원하다. 쓰레기를 집어삼키는 하마다. 바로 오션 클린업에서 개발한 인터셉터(interceptor)를 본 것이다.


16세의 네덜란드 출신 보얀 슬랫(Boyan Slat)은 그리스에서 다이빙하던 중 큰 충격을 받았다.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은 ‘웃픈’ 현실을 만난 것. 이때부터 해양 오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왜 싹 쓸어버릴 수 없는지를 고심했다. 오염된 바다와 대적하기엔, 이미 인간이 유기한 쓰레기가 강적이었다.  방법은 역시 기술력이 아닐까. 해류의 원리를 이용한 울타리에 착안했다. 큰 동력을 쓰지 않고 효율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오션 클린업은 그렇게 탄생했다. 10년 후인 현재 그는 이 기업의 대표다.


이들의 행보는 크게 강과 바다, 두 가지로 나뉜다. 바다 쪽은 쓰레기 섬(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에 주목했다. 전 세계로부터 장기 여행하던 플라스틱은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 중간 즈음에 섬 하나를 만들었다. 프랑스의 3배나 되는 크기다. 오션 클린업의 기술은 물돛(sea anchor)과 울타리의 조화. 울타리가 바다 위에 경계선을 치고, 물돛(해저에 닻을 내리지 않고 수중 저항이 큰 물체로 위치를 유지하는 돛)은 그 반대 방향에 위치한다. 바람과 물결, 그리고 조류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물돛에 의해 움직여도 포획 상태를 유지한다. 울타리 내 쓰레기가 가득 차면 선박이 출동해 쓸어 담는다. 반면, 육지로부터 바다로 가는 동맥인 강에는 다른 방식의 보트를 기용했다. 강의 흐름을 고려한 긴 울타리를 만들고, 보트가 서서히 움직이면서 자체 컨베이어 벨트로 쓰레기를 빨아들인다.


현재 오션 클린업은 선글라스를 출시했다. 골칫거리인 쓰레기가 재탄생한 제품의 판매 수익은 모두 쓰레기 수거 비용으로 충당된다. 1개의 선글라스가 24개 축구장 면적의 쓰레기를 청소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50만 개 축구장 면적을 만들기 위한 펀드의 목표치는 이미 반을 넘겼다. 플라스틱의 스타일리시한 선순환을 본다. 




2040년까지 바다에 유랑하는 90%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쓸어 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울타리에 포획하면서.  



보얀 슬랫이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1천 개의 강을 보여주는 지도 앞에 섰다. 제주의 실태는 어떤지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것.  

 


도미니카 공화국의 오자마(Ozama) 강에 떠 있는 인터셉터. 전 세계로 출장 중이다. 

 


인터셉터 내 컨베이어 벨트. 한 번 잡은 고기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철학을 품고 있다.  


남획(濫獲)을 금하는 사감 선생, 오세아나(Oceana)

사진출처_https://oceana.org


우리 밥상에 오르는 해산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미네랄과 단백질 및 오메가3 지방산 등 각종 영양소가 입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잠깐. 바다가 병들면, 이것이 언제까지 우리 밥상에 오를 수 있을까? 바다가 산소를 공급하고 기후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기 어렵더라도, 이렇듯 해양 오염 문제는 밥상과도 직결한다. 일상 가까이에 있다.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려는 움직임엔 보통 플라스틱이 화두다. 해양 쓰레기의 약 80%를 차지하니, 그럴 만도 하다. 이와 더불어 미처 간파하지 못한 적군이 있었으니, 바로 남획(濫獲). 적정한 어획량을 넘겨 생태계의 선순환을 막는 것을 이른다. 여러 재단이 합세해 만든 오세아나는 이에도 집중하고 있다. ‘stop overfishing’ 캠페인으로, 책임 있는 어획을 선도하는 것이다.


오세아나는 어업계의 똑 부러진 감시자이자 해양의 보디가드다. 철저한 과학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용의주도하게 움직인다. 미래의 밥상에 오를 안전한 해산물은 물론 과다한 어획을 금해 어업 관련자의 밥벌이까지 유지하기 위함이다. 나라별로도 손을 뻗었다. 민간의 움직임을 넘어서 나라별 정책으로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돋보인다. 일례로 지난 2013년 칠레에서 처음으로 어업 관련 법을 개선한 후 과학에 기반해 어류별 할당량을 정하기도 했다. 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것은 투명성(transparency). 풀이하자면 세계의 어획 현장을 지켜보는 일이다. 공적인 AIS(Auto Identification System, 각국 선박의 원격 송수신 시스템)의 정직한 가동과 사적인 VMS(선박 모니터링 시스템)의 공개로 정직한 어획을 캠페인화하고 있다. 수백 가지의 정책 수립을 이룬 후에도 홈페이지에선 여전히 새로운 뉴스로 도배되는 중. ‘지속가능성’은 환경 분야에서도 중요하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남획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더불어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범이다. @Oceana/Juan Cuetos  



홈페이지만 둘러봐도 환경 박사가 되어가는 기분. 논문 수준의 데이터베이스가 갖춰져 있다.   





 

수시로 올라오는 뉴스 외에도 잡지와 리포트를 꾸준히 발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