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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 송당리 3편] 송당, 마음의 고향 _ 생태해설사 최병남2020.09.24


마을해설사|유기농농사|송당지킴이



송당에 정착한 지 13년 된 생태 해설사 최병남을 만났다. 

도내 여러 지역을 다녀본 끝에 송당의 아름다운 풍경과 기후에 이끌려 정착했다는 그는 

마을의 작은 공부방 선생님이자 청년회 회원으로, 매주 풍물패 활동도 빼놓지 않는다. 

우연히 시작한 ‘길 생태 해설사’ 과정에서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면서 

이곳 송당리의 이야기도 널리 알리고 싶다는 최병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2의 고향

전라남도 영암 출신으로 제주에 온 지 20년 된 그는 송당에 정착한 지 13년이 되었다. 

처음 제주도에 왔을 때는 맑은 바닷물에 놀라 바닷가에서 살려 했지만, 습기 때문에 몸이 적응하지 못했다.

 3년 정도 도내 이곳저곳을 다니다 우연히 송당에 다다른 그는 작고 아담한 매력에 반해 정착했다. 

시내까지 한 번에 가는 차도 없는 마을이었지만, 중산간의 풍경과 기후에 이끌렸다. 

작은 공부방 선생님으로 마을 아이들과 만나기도 하고, 매주 있는 청년회 풍물패 활동으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니 어느덧 송당이 제2의 고향이 되었다.





농사를 잘 짓는 팁

송당에 정착한 그는 삶의 활로를 찾고 정착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유기농업을 시도했다. 

문제는 그가 농사를 잘 몰랐다는 것이다. 먹거리가 화학 비료나 농약으로 키워지는 게 싫다는 이유에서 

무턱대고 시작한 유기농업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표고, 도라지, 우도 땅콩까지 모두 무농약으로 키웠더니, 수확물의 절반 이상은 벌레의 차지였다. 

농약을 쓰지 않다보니, 하루하루가 잡초와의 싸움이었고, 시간도 많이 들었다. 

결국,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에 농사를 모두 접었다.


농사 같은 경우는 바로 덤비지 말고 

마을 주민들한테 특성을 좀 많이 알아보면서 

천천히 해가면 좋겠어요. 

아무튼, 급하다고 해서 될 게 아닌 것 같아요.




송당에서 먹고살기

농사를 접은 후 그는 다른 진로를 고민했다. 물론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생활비는 벌기는 했지만, 

갑작스럽게 생기는 큰일들에 목돈이 들어가게 되면 생계를 해결하기 버거웠다. 

방송통신대 평생교육원에서 ‘길 생태해설사’ 과정에서 제주의 숨은 역사를 알게 되고, 

그 후 문화해설이라는 일에 이끌려 제주문화원, 제주어보존회, 4.3 관련 교육 등을 받으며 제주에 관해 공부했다. 


송당에서 진행된 문화유산 지킴이 활동도 그에게 영향을 줬다. 

마을 문화유산 지킴이와 오름 해설을 시작한 그는 좀 더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마을 해설사까지 준비 중이다. 

입춘굿 놀이라던가, 송당 본향당의 신과세제, 마불림제 같은 제주만의 특성을 가진 민속 분야에서 콘텐츠를 잡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이 ”그게 되겠어?”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관광객뿐 아니라 도민들에게도 “한 번 가볼 만하다.” 라는 말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소중한 바람

송당의 당오름 둘레길은 그가 마을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4~50년 된 나무들로 둘러싸여 눈보라 칠 때도 고요하고,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주변에 본향당이 있기 때문일까, 마음이 심란할 때 걷다 보면 차분해진다고 한다. 

송당은 주로 목축업 위주라 축사와 같이 악취를 풍기는 장소가 없어 청정하다. 

송당의 아름다운 자연을 최대한 살리고, 꼭 필요한 개발만 하면서, 

소중한 것들이 남아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에서 송당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1박 2일 여행을 하는 과정 안에서 

제주를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하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송당에 와서 오름의 생태환경과 본향당 설화를 나누고

민속 체험도 할 수 있게 잘 준비해야죠.



· 기획_제주시 소통협력센터/메모리플랜트

· 인터뷰_장혜령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