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스스로 일상의 문제해결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해온 3개월의 여정.
소통하고 실천하는 제주생활공론의 네 가지 캠페인을 공유하는 시간이 열렸다.
‘누가 누가 더 잘했나.’란 근시안적 평가가 아닌 ‘나도 한 번쯤’ 시도를 북돋우는 기회의 장이었다.
보통 귀빈에서 귀빈으로 끝나는 행사가 많잖아요. 여기 현장을 한 번 보세요.
처음부터 끝까지 일반 시민이 주체인 만큼 캠페인도 직접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기획부터 실행,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저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정도예요.
공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젤리장이 황급히 반가운 인사를 해왔다.
제주시 소통협력공간 1층에 마련한 네 가지 부스. 각 캠페인 실행에 동원된 디자인 물품이 놓여 있다.
더불어 캠페인을 진행한 시민 스스로 내용을 소개하고, 캠페인 전과 후 과정에 대한 감상을 공유한다.
여기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비대면 행사도 동시 진행했다.
현장의 열기는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의 페이스북으로도 생중계 중.
선착순으로 미리 주문한 시민은 캠페인 물품 박스를 열어보면서 온라인상 만나고 또 함께 호흡했다.
제주생활공론의 네 가지 캠페인 펼쳐보기
어우렁다우렁 팀ㅣ우리 모두 제주n년차 제주도민입니다
시민이자 디자이너인 김봉철 씨가 제주 감귤과 바다를 상징하는 색으로 만든 장바구니 디자인을 설명 중.
이주민과 선주민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기 위한 캠페인.
69개의 장바구니와 함께 69만 명 제주도민의 화합을 시도, 시민이 직접 69명의 또 다른 시민을 만났다.
시민 왕래가 잦은 마트 앞에서 이주민은 선주민에게, 선주민은 이주민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자유롭게 기록해 다채로운 의견을 수렴할 기회였다.
‘어우렁 다우렁 고치가게 마씸-우리 모두 제주도민이니까요.’란 메시지가 쓰인 장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간 이들이 퍼트릴 또 다른 화합도 기대했다.
누구에게나 친근한 장바구니를 통해 우리는 모두 같은 제주도민이란 마음을 공유했다.
오멍가멍 팀 | 물부엉가개
젤리장(좌)이 묻고, 오멍가멍 팀의 팀원 및 디자이너가 구체적으로 답하는 대담 형식으로 이어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가 늘어감에 따라 요구되는 견주 매너를 공유하는 캠페인.
이는 반려인과 비반려인, 그리고 반려견 모두의 공존을 위한 실행이다.
이틀에 걸쳐 약 30명 이상의 반려견주와 함께 산책이 잦은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의 마킹 표시를 지우기 위한 작은 행동, 즉 물 붓기를 실천했다.
생수통에 캠페인용 보틀넥과 더불어 캠페인 이후에도 재활용 가능한 파란 스트랩을 장착,
생수로 반려견 마킹을 지우며 매너있는 반려견 산책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팀은 산책하는 시민에게 직접 시연하며, 캠페인 이후에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손심엉 팀 | 한봉투 챌린지&제주할망보호운전 챌린지
바람이 거센 제주 환경에 맞춰 내구성 좋은 소재로 만든 손심엉 팀의 양면 문고리 카드.
렌터카를 이용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쓰레기양 줄이기 및 노인보호구역의 안전운전을 독려하는 캠페인.
10L 쓰레기봉투가 부착된 문고리 카드 양면의 디자인을 통해 두 가지 캠페인을 효율적으로 동시 진행했다.
주말 동안 함덕, 김녕, 월정 해수욕장 및 성산 일출봉 일대에서 렌터카 운전석 손잡이에 메시지 카드를 걸고,
#한봉투챌린지제주 해시태그를 이용한 인증샷 캠페인도 더불어 진행했다.
관광객뿐 아니라 늘 이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던 주민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캠페인 실행에 효율적인 시간대와 장소를 정하는 것도 시민 스스로의 몫이었다.
해수욕장 주변에서는 렌터카에 ‘한봉투 챌린지’ 면의 문고리 카드를 달았고,
성산 일출봉 일대에는 ‘보호운전 챌린지’ 면이 보이도록 했습니다. 위치별 특징을 노린 거죠.
보통 전망 좋은 곳에선 일회용 도시락을 먹거나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마시고 용기는 그대로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회용컵이나 빨대 등의 쓰레기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가자는 걸 강조했어요.
더불어 성산과 서귀포 간 도로에 특히 많은 노인보호구역의 사고를 줄이고자,
성산일출봉에서는 보호운전 챌린지 메시지를 좀 더 잘 보여주었고요. – 윤호영
LAO1 텀 | 텀블러 오래 쓰세요
비대면으로 이뤄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며 LAO1 팀의 소개가 진행 중이다.
진정한 친환경을 위해 하나의 텀블러를 오래 사용하는 문화를 형성하고자 한 캠페인.
일회용품 대체품으로 쓰이는 텀블러이건만, 이를 자주 교체하는 것이 또 다른 환경 오염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오프라인상 제로 웨이스트 농부 시장인 ‘담을장’ 참여와 동시에 도내 카페 및 서점에 취지가 담긴 리플렛을 나누고,
온라인상 개인 텀블러에 캠페인 스티커를 부착한 인증샷 참여자를 대상으로 선물도 증정했다.
담을장 현장에서 환경에 조예가 깊은 이들과 함께 지구를 살리는 심층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환경 문제에 관심 많은 담을장에 참여해 캠페인 내용을 소개했는데요.
현장에서 텀블러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 자체가 환경오염이 아니냐는 의견을 준 분도 있었어요.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메시지를 담아내는 방법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어요. – 현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