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이색 캠페인

그 어느 곳보다 멋진 노을이 펼쳐지고 있는 저녁 무렵의 이호테우 해변. 검은 티셔츠를 입은 청년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댄스 버스킹을 시작했다. 해수욕장과 방파제 일대까지 길게 행렬이 이어지며 사람들의 눈길을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절주송 노래에 맞춘 댄스 버스킹 공연이 함께 진행되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런데 아뿔싸, 티셔츠 뒤에 생각지도 못한 글귀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게 아닌가. “오늘 이 근처에서 음주단속 합니다” 새로운 방식의 사전 고지인가 싶어 눈이 휘둥그레진 관람객들에게 다가가 캠페이너들이 홍보물을 나눠주며 이날 펼쳐진 캠페인의 숨은 취지를 알렸다. 

제주에 사는 많은 사람이 제주는 음주단속을 잘 안 한다고 만연하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시적인 음주운전 단속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는 ‘캠페인 현장’이었던 것.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널리 알려 일말의 경각심을 갖고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거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 일대 등에서 음주운전이 잇따라 적발되는 사례가 많으므로 화장실과 샤워실 등 공공시설과 주차된 차량에 엽서와 잘 떼어지는 리무버블 스티커 등을 부착하며 공공캠페인 활동을 이어나갔다. 

도민참여형 프로그램 ‘안전문화 공공캠페인 스프린트’ 사업 

이번 캠페인은 의견 교류와 토론을 통해 안전문화 관련 메시지와 캠페인 실행방안 등을 함께 만들어가는 도민참여형 프로그램 ‘안전문화 공공캠페인 스프린트’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특별자치도청 안전정책과가 주관하고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협력해 공공캠페인 전문가와 함께 지난 3월부터 추진해왔다.

제주 지역사회에 뿌리박힌 잘못된 음주문화를 바로잡고, 건강하고 올바른 행동을 독려하기 위해 주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실천방안을 하나씩 발전시켰다. 제주의 음주문화 의식개선에 관심 있는 주민 9명과 함께 4차례의 주민참여 워크숍을 통해 각자의 경험과 목격담을 공유하며, 캠페인 주제를 다양하게 논의했다. 특히 음주운전 및 단속에 대한 운전자의 안일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최종 주제로 선정되었다. 이날의 캠페인을 바탕으로 향후 도내 유관기관들과 연계를 통해 지역사회로 캠페인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건전한 음주문화, 이것만은 꼭 실천합시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순간의 방심,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안전불감증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행복까지 한순간에 송두리째 앗아간다. 사실 운전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렇기에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시민들의 반응을 체크하고, 취지를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했다. 

“3분, 아니 1분 이내 가까운 거리라도 음주운전이고 잘못된 습관이에요. 음주운전은 하지도 말고, 주변 사람을 못하게 막아서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또 하나 만취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술을 팔거나 절대 술을 더 주지 마세요. 우리 꼭 함께 실천해요.” 

귀한 시간을 내어 공공캠페인에 기꺼이 참가한 시민분이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마주치며 당부하고 다녔던 이야기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변화도 진정성 있는 한 사람의 목소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