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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마음과 마음의 나눔, 행동과 행동의 신세계2021.07.28

혼자는 미약할지라도, 함께라면 강하다. 제주의 동서남북에서 지역문제 해결사로 나선 주민들이 각자의 시ㆍ공간에서 에너지를 쏟아붓는 시점. 서로 간의 연결고리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없을까? 제주시소통협력센터의 자체 질문에 대한 답 찾기, 2021 상반기 생활실험 프로젝트 활동교류 현장이 포문을 열었다.
 

매 순간 배우고 고민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거대한 제주를 움직인다. 어떻게? 지금보다 더 낫게.


참여한 사업명은 다를지라도, 모두 한마음이다. 제주는 우리에 의해 변할 수 있다는 믿음. 


지난 6월 24일부터 1주간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제주생활공론, 제주생활실험, 제주생활탐구, 돌봄의 재구성인 상반기 생활실험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의 공감 현장이다. 지역문제 해결 관련 전문가의 교육과 더불어 각 활동을 공개하고 나누는 자리. 늦은 오후 원하는 장소에 참여할 수 있도록 4회차에 걸쳐 넉넉히 시간도 안배했다. 1회차는 천영환 퓨처스리빙랩 대표와 함께 제주시에서, 4회차는 김자경 SSK 연구센터 전임연구원과 더불어 서귀포에서 진행하는 식이다. 팀마다 추진하는 분야와 위치는 제주의 매력만큼이나 다양할 터. 그러나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단 하나, 제주 지역의 문제 해결이다. 더 나은 제주는 주민과 함께라면 추상적이지 않았다.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 닿아 있었다.



교류회가 시작되기 전, 참여자들은 그간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진행해온 지역혁신 아카이브를 요모조모 살폈다.


오늘의 오프라인 모임은 온라인으로 지속되고 퍼진다. 유효 기간 없는 연대를 위한 SNS 계정이 공개 중.
 

회차

일시

구분

강사 및 참여대상

세부내용

1회차

(제주시)

2021. 6. 24. (목) 

18:30 ~ 21:00

교육프로그램

천영환 퓨처스리빙랩 대표

시민참여형 리빙랩

활동교류회

사업참여자, 소통협력센터

참여자 활동소개 및

활동교류

2회차
(제주시)

2021. 6. 25. (금) 

18:30 ~ 21:00

교육프로그램

김규희 충남사회혁신센터 

기획운영본부장

소셜믹스 리빙랩

활동교류회

사업참여자, 소통협력센터

참여자 활동소개 및

활동교류

3회차

(제주시)

2021. 6. 29. (화) 

18:30 ~ 21:00

교육프로그램

김병수 문화도시제주 센터장

지역자원 활용

리빙랩

활동교류회

사업참여자, 소통협력센터

참여자 활동소개 및

활동교류

4회차

(서귀포시)

2021. 7. 1. (목) 

18:30 ~ 21:00

교육프로그램

김자경 SSK 연구센터 전임연구원

공동자원을 위한 마을 공동체 및 커먼즈

활동교류회

사업참여자, 소통협력센터

참여자 활동소개 및

활동교류

회차별 교육 프로그램과 대략적인 진행 내용. 교육 내용이 다르기에, 여러 회 참여하는 열성적인 주민도 있었다. 


밤손님이 단장을 시작늦은 오후, 모임 장소인 더 블랭크의 문이 착착 열린다. 시작은 교감의 인사를 나누며 참여한 주민 및 팀의 활동을 예습하는 시간. 곧이어 김병수 문화도시제주 센터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전주청년몰의 총 감독으로, 전주의 도시기획을 담당했던 전문가였다. 



코로나19의 고립된 시국과 더불어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새로운 도시 방향의 물꼬를 튼 김병수 센터장.


함께돌봄협동조합의 우진호 씨는 ‘우리 아이 두 시간만 봐주세요.’라는 주제로 제주생활실험에 참여했다. 비상시 돌봄 공백 문제를 해결하는데 바짝 다가갔다. 


"살아가는 공간은 익숙해져 가까이 있는 걸 보지 않게 되죠. 그러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건 주민일 가능성이 당연히 높아요. 택티컬 어바니즘은 하나의 ‘신(scene, 장면)’을 만드는 거거든요? 척 보면 안다는 걸 뜻하죠. 도심 속 옥상에 텃밭을 만드는 걸 예로 들어 볼게요. 도시의 경관을 생각하고, 이웃과 채소를 나누는 사회적 농업이라 할 수 있겠죠. 주민과 나눠 먹는 파티를 연다면 문화적인 행사도 돼요. 이걸 농사로 봐야 할까요? 혹은 문화 행사나 환경 운동이라 말할까요? 그럴 필요가 없죠. 딱 보면 알 수 있는 ‘신’ 그 자체이니까요. 행동하는 주체가 규정해 사회적으로 설득되는 시대가 돌입했습니다." 

김병수 센터장은 택티컬 어바니즘(Tactical Urbanism)이란 생경한 단어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풀이하자면 ‘전술적인 도시화.’ 고비용, 장기로 진행되던 도시 계획에서 벗어나 저비용으로 임시 실험을 해보고 추진해 장기적인 변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나의 지역 문제조차 단편적이지 않고 복합적인 요소가 뒤엉켜 있다. 덕분에 그에 대한 해결 역시 여러 이권과 경제, 문화,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경력단절 여성들이 모인 애월단을 소개했다. 160여 개의 CU 편의점과 함께 비닐 대신 종이 봉투로 대체하는 캠페인을 실행하고, 추후 생분해 비닐을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결과물로까지 이어졌다. 기업의 생각을, 태도를 바꾼 일이다. 김병수 센터장은 참여자가 하는 행동에 재미를 두길 권고했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사회가 나아질 거라는 즐거움.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바로 재미인 연유다.    

활동 교류회의 마지막 장은 눈과 마음을 맞추며 대화하는 원형 모임. 교감과 연대의 끈이 생겼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잘 듣고 말하기의 시간. 제주생활탐구에 참여한 강금중 이도수선화2차아파트 주민자치위원회장이 발언하는 중이다.


두근두근! 비건 도시락과 함께 또 다른 행운을 기대하는 시간. 그 주인공은?
 

값진 강연에 대한 박수와 함께 끝난 게 아니었다. 팀 활동에 대한 경험을 속 깊이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지금 겪는 주제의 고민을 토로하고, 그에 대한 조언이 쌓여갔다. 격려와 응원은 부록이었다. 생활실험 프로젝트 활동 교류는 강연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에 눈을 뜨고, 주민의 활동을 간접 경험하며 쫀쫀한 연대를 기대하는 자리였다. 뒤이어 생활실험 프로젝트의 주제와 연계한 이벤트도 이어졌다. 비건 도시락을 나누고 추첨을 통해 선물로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제공한 일이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실험하는 주민이 이의 가치와 의미를 더욱 확산시키는 생태계 그 자체. 뭉치면 힘이 된다. 나누면 해결이 된다. 이 기본적인 시너지 효과를 활동 교류회는 보여주었다. 밤은 깊어졌고,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