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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카페 시즌2] 사회적 오지라퍼 ~에 진심인 편_임승범2021.11.16

‘톡톡카페’란?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기획하고 제주MBC와 협력해 TV방송으로 편성한 토크 프로그램. 움직이는 트레일러 카페를 가지고 마을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나눴던 '찾아가는 톡톡카페'의 시즌2 방송이 돌아왔습니다! 어떠한 대가없이 더 나은 제주를 만들기 위해 오지랖을 부리는'사회적 오지라퍼'를 만나는 시간. 그곳이 어디든 톡톡카페가 만나러갑니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맞춤형 음료와 가슴 따뜻해지는 재밌는 이들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촬영한 현장 인터뷰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단행본으로 출판될 예정입니다.


달리기에 진심인 편


임승범 대표

 

2~30대 청년들이 모여 함께 달리는 제주러닝크루를 운영하는 임승범 대표를 만났다. 달리는 게 좋아 제주도로 이주하고, 러닝크루까지 결성해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 청년과 제주가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하는 문화를 공유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올레길처럼 오름 코스를 만들어 달리기를 통해 새로운 페스티벌을 꿈꾸는 그의 달리기 이야기를 들어본다.

 #트레일러닝 #뛰멍치우멍 #환경문제 #제주런시티

트레일러닝의 매력

  걸어 올라가기도 힘든 오름을 뛰어서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러닝크루를 운영하는 임승범 대표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산악마라톤이라고 알려진 트레일러닝을 주로 하고 있다. 오름이 낮아서 3개 정도의 오름을 묶어서 뛰어 올라가며, 오름과 오름 사이를 이동할 때도 뛰어서 간다. 뛰다 보면 걸어서 오름을 오르시는 분들이 “여길 뛰어서 올라간다고?” 하면서 놀라는 소리도 듣는다. 왜 하냐는 질문에 그는 오름을 올라가는 방식이 걷느냐 혹은 뛰느냐의 차이일 뿐 등산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등산을 하는 사람이 천천히 걸어가며 자연과 공감하고, 정상에 올랐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 트레일러닝을 하는 사람은 거기에 더해 정상에 어느 정도 시간으로 갈 수 있을까 하는 자신과의 한계에 도전하는 쾌감이 있다. 등산보다 속도감과 성취감이 플러스 되어 마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느낌이다. 제주에 내려오기 전에도 그는 서울에서 남산타워까지 달리기를 주로 했다. 자연과 달리고 싶어서 남산을 택했지만, 사람들을 헤집고, 사람들에 치여서 달리는 느낌이었다. 제주에 여행을 와서 러닝을 했을 때, 그 매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바다, 오름 등 자연과 온전히 소통하면서 달리는 느낌을 잊지 못해 제주로 이주를 하게 되었다. 


물론 남산 길은 아스팔트고, 제주는 흙, 바위 같은 자연물이니 밟는 느낌도 다르더라고요. 공기부터도 너무 다르고요

자연과 온전히 소통하면서 달리는 그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제주러닝크루

  혼자 달리다 보면 포기가 쉽다. 같이 응원하며 달리는 사람이 있으면 더 멀리 나갈 수 있다. 성취감도 크다. 서울에서는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젊은 친구들끼리 달리는 러닝크루가 많이 있다. 제주에도 달리는 친구들이 많지만, 그들이 모여서 달리는 일은 많이 없었다. 서울에서 러닝크루 문화를 경험한 그는 제주도에 와서도 친구들과 함께 달리고 싶었다. SNS를 통해 러닝크루 운영을 시작했고, 1, 2명씩 모이다 보니 100여 명이 모였다. 코로나 이전에 항상 1주일에 1번 목요일에 모여서 달리곤 했다. 제주에 많은 러닝 동호회가 있지만, 제주러닝크루만의 차별화를 꼽자면 러닝에 있어 그룹별로 파트를 나누어 운영하고 단계별 코스를 통해 다른 크루보다 많은 크루원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초보 그룹의 경우 페이서가 함께 달리며 중간에 포기하거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 유도를 하고, 격려를 통해 완주의 성취를 느끼게끔 한다. 그는 러닝크루를 통해 달리기라는 공통 취미를 넘어 뭐든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 확장해서 이어가고 싶다. 그리고 그 소통이 크루원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모든 청년과 제주가 소통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제주러닝크루에서는 뛰멍 치우멍, 4·3 캠페인 러닝, 세이브 더 펭귄 등의 다양한 러닝 프로그램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있다. 실제로 쓰레기를 치우며 달리는 ‘뛰멍 치우멍’의 경우 가끔 육지에서 놀러 온 분들이 SNS를 보고 참여를 원해서 함께 하기도 한다. 


주말에 해안가를 달리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경치를 해치더라고요.

우리가 뛰면서 주워보면 어떨까 하고 시작했어요플로깅이라는 활동으로 유명하지만,

우리만의 색을 담기 위해 제주어를 사용해 뛰멍 치우멍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의식변화를 위한 도전

  제주러닝크루는 뛰멍 치우멍 활동에서 연계해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옷을 만드는 것이다.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하다 보니, 단순히 주워서 치우는 것이 해결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는 모두 알고 있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었다. 왜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는지, 분리배출이 왜 중요한지 문제의식을 확산시킬 방법을 고민하던 중,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옷을 생각했다. 폐플라스틱을 선정한 이유는 플라스틱을 잘 분리수거하면 이렇게 다른 용도로도 재활용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옷을 보며 “이게 플라스틱으로 만든 거라고?”하는 궁금증을 갖게 하고,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친구들이 만들었구나, 왜 쓰레기를 줍지?”까지 연결되어서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리지 않게 되기를 바랐다. 아직 판매 수익은 미미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티셔츠 하나를 만드는데 500ml 폐플라스틱 통 8.5개 정도가 들어가요공정의 차이가 있어 일반 티셔츠보다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의미가 있는 옷이니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주 런시티(Run City)

  코로나 상황으로 정기적으로 모여서 하는 달리기는 잠시 멈춘 상태이다. 대신 각자 자리에서 뛰고 SNS 해시태그로 소통하고 있다. 크루원이 100여 명 가까이 되다 보니, 달리는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는 런베이스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원사업에도 계속해서 응모 중이다. 그는 올레길처럼 오름 코스를 만들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왔을 때 오름 코스를 체험해보고, 이런 좋은 코스가 있네 하고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제주도가 런시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달리기를 기반으로 하는 페스티벌을 통해 지역과의 상생도 꿈꾼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없어지고 다 같이 모여 제주의 곳곳을 달리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