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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텅 빈 요람을 채워라2024.07.02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구 붕괴’라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성 한 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가장 낮다. 하지만 저출생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육아 왕국, 일본 도토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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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극복 지자체로 손꼽히는 일본 도토리현 마을 풍경(상) ©일본 도토리현 관광 블로그 , 기모노 입은 어린이(하) ©IKIDANE NIPPON


일본은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 5분의 1을 넘어선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인구 감소로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소멸된다고 경고한 마쓰다 쇼크 이후 인구 대책을 전면으로 내세웠지만 출산율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2023년 사상 최저치 1.2명. 현재 수준을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은 2.1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일본 돗토리현은 일본 47개 광역지자체 중 가장 인구가 적은 지역으로 인구 소멸 위기에 놓여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육아정책으로 떨어지는 출산율을 반등시킨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곳이다. 일본 돗토리현 히라이 신지 지사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진학, 취업 때문에 고향을 떠난 젊은 여성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만한 환경 조성”이 육아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육아 왕국을 선언한 돗토리현은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기울였다. 보육료 부담을 줄이고, 불임 부부를 위한 지원제도를 도입하며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리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했다. 남성의 육아 휴직 사용률을 늘리고 이쿠보스 (육아를 적극적으로 돕는 상사) 정책을 시행한 것. 그 결과 출산율은 2008년 1.43명에서 2022년 1.6명으로 증가했다. 


양육 부담에서 자유로운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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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아들은 만3세부터 프랑스 첫 의무교육기관 에꼴 마떼르넬(école maternelle)에 다닌다. (상)©envato (하)©www.paris.fr


2023년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출산율 1.79명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유럽연합(EU) 회원 27국 가운데 가장 많은 아이가 태어난다. 비혼 출산율도 63%에 달한다. 비혼, 동거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는 프랑스의 가족지원예산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그만큼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는 가족친화정책이 잘 마련되어 있다. 출산과 육아를 국가도 함께 책임진다.
 


워킹맘들은 6개월 출산휴가, 유급휴직, 유연근무를 이용할 수 있다. 제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해 보이지만 사회 분위기가 더 자유롭고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육아휴직 이후 복직을 보장하고 있어, 저출생 원인으로 꼽히는 경력단절을 방지한다. 최근에는 육아 휴직 기간을 줄이는 대신 휴직 기간의 급여를 늘리는 방안을 내며 정책을 개선해나고 있다.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는 제도와 시스템도 탄탄해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임신부터 출산까지 의료비를 전액 환급 받고, 자녀가 둘 이상인 가구는 가족수당을 받는다. ‘N분N승 소득세’는 가족의 합산 소득을 소득세를 매기는 제도로 다둥이 가족일수록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맞벌이 부부가 아이돌보미를 고용하거나 보육 시설을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을 50%까지 세액공제를 해준다. 


일과 육아의 균형을 맞춰가는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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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녀 가정이 많은 이스라엘, 가족 중심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  (상)©crux (하)©한호일보

교육 개혁과 과학 기술 투자로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한 이스라엘. 합계출산율 2021년 3.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선진국임에도 높은 출산율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국민 약 75%가 유대인인 유대교 국가 인만큼 종교적 신념이 강하다. 유대교 율법서인 토라(Torah) 창세기 1장 28절에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구절이 있다. 자녀를 낳아 가족을 꾸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물론 제도도 잘 갖춰져 있다. 출산장려금부터 난임, 불임 여성들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유급 휴가를 인정하는 등 적극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친다. 사회 분위기도 뒷받침 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맞벌이 가구가 많다. 여성의 노동 참여율도 높다. 


세계적인 인구통계학자 알렉스 와인랩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기업 문화를 언급했다. 직원을 채용 할 때, 일하는 부모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자녀수를 묻는다고 한다. 일과 가정이 균형 잡힌 분위기가 자연스레 조성되어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도 이젠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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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30년까지 합계출산율을 1.0명으로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셋째아 이상의 다둥이 비율이 가장 많았던 제주도 2023년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 0.83명(통계청 2023년 출생통계)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보다 높은 편이긴 하지만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를 핵심 기조로 인구정책을 개편, 수립했다. ‘2023년 인구정책 시행계획’에 따르면 부모급여 지원, 돌봄 부담을 해소할 제주형 늘봄학교 운영된다. 또 수눌음 돌봄 공동체 확대, 전국 최초 아동건강체험활동비 지원 등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2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2026년까지 초저출산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눈치 보지 않고 육아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절실한 때이다.

 

정다현 / 사진 한용환

인용자료

 

중앙일보, "女간부 늘리니 출산율 뛰었다"…日'육아왕국' 5선 지사 마법 


조선일보, 아이 돌보미 비용 세액공제, 프랑스는 50% 한국은 0%


조선일보, "아이가 1순위" 佛 육아문화… 'EU 출산율 1위' 기적 낳아


뉴스1, 세계적 추세' 거스른 高 출산국…이스라엘·프랑스는 어떻게 극복했나


이데일리, [ESF2024] 이스라엘 회사 면접 때 "애 있나요"…워킹맘 편의 봐주려는 질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