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 HOME
  • 소식알림
  • 현장리뷰
[톡톡카페 시즌2] 사회적 오지라퍼 지킴이편_신인기 대표2021.10.01

‘톡톡카페’란?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기획하고 제주MBC와 협력해 TV 방송으로 편성한, 토크 프로그램.움직이는 트레일러 카페를 가지고 마을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나눴던 '찾아가는 톡톡카페'의 시즌 2 방송이 돌아왔습니다! 어떠한 대가없이 더 나은 제주를 만들기 위해 오지랖을 부리는 '사회적 오지라퍼'를  만나는 시간. 그곳이 어디든 톡톡카페가 만나러갑니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맞춤형 음료와 가슴 따뜻해지는 재밌는 이들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촬영한 현장 인터뷰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단행본으로 출판될 예정입니다.

우리 마을 도서관을 지키는 사회적 오지라퍼
김영수도서관친구들 신인기 대표
 
우리나라 최초의 학교도서관이자 마을도서관인 김영수도서관의 운영을 맡은 김영수도서관친구들의 신인기 대표를 만났다. 아이들, 책, 도서관에서 이어진 관심이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봉사활동에서 마을활동가를 거쳐 도서관 운영까지 이르렀다. 책을 통한 다양한 경험이 아이들에게 자양분이 되어 아이들이 자랐을 때 조금은 편안한 사회가 되길 바라며, 도서관이 아이들에게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가 되길 바라는 그를 만나본다.

#마을도서관 #책보따리활동 #도서관친구들

 김영수도서관과 김영수도서관친구들

김영수도서관은 제주 북초등학교 안에 있는 학교도서관이다. 1996년 제주도립도서관이 이전하면서 원도심 내에 도서관이 없어졌고, 계속해서 우리 동네에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지역 주민의 요구가 있었다. 학교는 도서관을 마을에 개방하기로 했고, 제주도교육청, 도시재생센터가 협약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학교도서관이면서 마을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마을도서관으로의 운영을 위해 2018년 11월, 도시재생센터에서 마을활동가 양성 교육을 진행했고, 교육을 수료한 활동가들이 김영수도서관친구들이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도서관의 운영을 맡고 있다. 김영수도서관친구들은 요일 관장제도로 엄마들이 하루 4시간씩 역할 분담을 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기획한다.

 

 

아이들, 책 그리고 도서관

김영수도서관친구들의 대표를 맡은 신인기 대표는 아이를 출산하고 동네에 있던 도서관에 자주 들렀다. 그림책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책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에 내려오니 집 근처에 도서관이 없었고,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후 본 학교도서관은 너무나도 작은 공간에 활성화도 안 된 모습이었다. 그는 도서관 활성화와 아이들에게 꾸준히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고자 ‘책 읽어주는 엄마’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사서 봉사활동도 이어 했다. 아이들, 도서관, 책에 관한 관심은 학교도서관 봉사활동에서 마을활동가 양성교육과 김영수도서관친구들까지 이어졌다. ‘뭔가 해야 하겠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은 아닌데, 하다 보니 이렇게 이어졌다고 그는 말했다. 신기하게도 북초등학교의 엄마는 한 명도 없고, 원도심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는 어머니들이 원도심에 있는 도서관을 어떻게든 돌아가게 해보자 하고 시작된 것이 6명에서 지금은 11명이 되었다. 힘든 일일 텐데 어떻게 이렇게 사람이 모였냐는 물음에 그는 웃으며 자신의 오지랖 덕분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 금전적인 보상이 없음에도, 누구 하나 싫은 내색 없이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


“저는 삶의 목적이 좋은 인연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해요.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이 모여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죠.”

 

김영수도서관친구들의 책 보따리 활동

김영수도서관친구들은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그중 책 보따리 활동은 독서 활동의 연장선으로, 그림책을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보드게임을 통해 직접 책의 내용을 다시 이해하고, 제주어와 제주 이미지 카드, 제주 전도 등을 활용해 제주도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나 제주도에 이주해오는 이주민들에게도 제주도를 이해하는데 좋은 활동이다. 사용설명서만 넣어 책 보따리 활동이 학습 도구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생각하고, 규칙을 정해서 할 수 있게끔 한다. 역사를 활용한 책 보따리도 있다. 광해군이 제주도에 유배 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서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광해군 관련 그림책을 제작했다. 유배 생활로 힘들었던 광해 할아버지를 특별한 외출을 시켜주자는 보드게임으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역사를 쉽게 접하게끔 했다. 도서관을 찾아 책 보따리 활동을 하고, 많은 책을 접하며 아이들이 책을 통한 경험을 쌓아 스스로 답을 찾고, 더 많은 꿈을 꾸길 바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읽었던 책과 도서관의 경험이 아이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커가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서관의 정취가 편해져서 어른이 되어서도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더 많은 사람이 도서관친구들이 되었으면

김영수도서관친구들이 하는 일련의 활동들은 당장에 돈이 안 되는 일이다.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시작한 일이지만, 주위에서 대단한 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활동하는 그들도 자부심을 느낀다. 마을도서관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수다. 직접 도서관의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여력이 되지 않는 경우 도서관친구들의 후원회원이 되어 도울 수도 있다. 후원회원이 되면 매년 한 번씩 김영수도서관친구들에서 주최하는 책 장터에서 리턴북을 정가보다 싸게 구매할 기회도 주어진다. 도서관친구들은 정관상 정부나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는다고 정해져 있어서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는 없지만, 마을도서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 끊임없는 관심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그는 말했다. 책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이, 먼 훗날 사회적으로 조금은 편안한 구조가 되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그는 오늘도 도서관의 불을 밝힌다. 


 


 

“많은 사람이 김영수도서관과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