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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지구를 살리는 자전거 타기2022.09.28


여름과 가을의 경계였던 9월의 21일 오후 5시, 따가운 한낮의 햇살 뒤로 마음속까지 상쾌해지는 바람이 불어왔다. 대표적인 무탄소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타고 아이들과 함께 제주 원도심을 가로질렀다. 캠페인을 펼치며 신나게 페달을 밟았다.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 덕에 자전거 타기 딱 좋은 시기가 돌아왔다. 사람의 힘으로 두 바퀴를 움직이는 자전거는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게다가 지구와 함께 우리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자가용 통학과 셔틀버스 운행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이 자전거를 안전하게 배우고 탈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늘 행사는 탄소 중립을 위해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자전거라는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등대에 가서 일몰을 보는 일정으로, 시간은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 안전수칙을 학습하고 지구 사랑을 신나게 실천해보세요.”




자전거를 타기 전에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일정과 안전수칙을 교육받았다.


이날은 자전거 교육 전문강사가 직접 제주시소통협력센터를 방문해 자전거 구조와 원리, 안전수칙과 법규 등을 교육하고 자전거를 함께 타면서 캠페인을 실천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사)자타공인 김후배 이사장과 (주)푸른바이크쉐어링의 대표이자 제주자전거학교 ‘바이백(BY100)’의 교장인 김형찬 선생이 안내를 맡았는데, 두 단체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힘을 합쳐 제주도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자전거 생활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탄소 중립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자타공인에서는 자전거 교육 지도자 자격증을 가진 전문강사가, 푸른바이크에서는 장비 지원과 일정관리 등을 지원한다.



이날 캠페인의 슬로건은 ‘탄소중립 자전거가 답이다’ 


특히 퍼레이드 형식의 자전거 타기는 시민들에게 우리가 왜 자전거를 타는지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줄 터. 이를 위해 초등학생 4명을 포함한 12명의 참가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모두가 헬멧을 쓰고 안전 조끼를 입고 일정과 주의사항 등을 안내받았다. 코스는 센터를 기점으로 사람들과 차로 북적이는 ‘칠성통-용두암-탑동광장-등대’를 둘러보는 순서였다. 

열 명도 넘는 사람이, 게다가 초등학생까지 있는데 평일의 퇴근 시간에 그것도 자전거를 타고 원도심을 이동하는 것이 과연 안전할까? 출발 전부터 약간은 떨리고, 약간은 의문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말 오랜만의 자전거 타기여서 설렜다.




원도심을 한 바퀴 돌며 캠페인과 더불어 자전거 타기에 안전한 환경인지 점검했다.


서로가 격려해주고 응원하자며 다짐을 하고 페달을 조심스레 밟기 시작했다. 길 위에서 우리는 파랗게 물들어가는 초가을의 바다를 만났고, 두 볼을 스치는 바람의 손길에 마음을 내어주었으며, 붉게 타오르며 바닷속으로 사라져버린 태양이 남긴 아름다운 색감에 감동해 버리고 말았다. 

“아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자전거 타기를 홍보하면서 도심을 달리니까 더없이 좋네요. 오늘 배운 것을 이번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실천해봐야겠어요.” 

등대에 도착하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안전한 라이딩과 함께 멋진 풍경감상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참가자들과 등대 아래서 멋지게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가는 길,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이 바람을 가르며 앞서 나갈 때마다 길이 빛나 보였다. 그 뒤를 따르면서 점점 생기를 잃어 가는 원도심 곳곳에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이 신나게 페달을 밟자 원도심의 길들이 빛났다. 


안전하게 센터로 복귀한 어린이 참여자들에게 슬며시 다가가 오늘 어땠는지 소감을 물었다. 

“혼자 타는 것도 같이 타는 것도 다 재밌네요. 앞으로는 언제든지 시간 나면 자전거를 탈 거 같아요. 특히 오늘은 어른들이랑 같이 캠페인을 하면서 달리니까 전보다 새로웠어요.” 

“자전거를 타고 본 원도심 풍경이 멋있었어요. 다음에도 또 참석하고 싶어요.” 

똑 부러지게 소감을 말하는 아이들. 곁에서 조용히 듣던 또 다른 어린이가 큰 소리로 답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전거를 탈 거에요. 환경을 생각해야지요.”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가 캠페인’이라던 박후배 이사장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고장 난 자전거를 어서 고쳐서 내일부터 타야겠다는 생각으로 집까지 신나게 달려갔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캠페인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는 2020년부터 자전거를 이용한 대안이동 실험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에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마음먹는 방법을 단계 별로 제안하고,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굿즈를 제작하여 배포할 예정이다. https://jejusotong.kr/communication/blog_view.html?idx=5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