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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사회적 인구 변화에 주목하다2024.08.28

저출생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인구는 점점 감소하고 있는데 수도권 집중현상은 심해졌다. 지역에 있는 청년들은 고향을 떠나고, 반이 넘는 인구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역소멸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일본은 ‘관계인구’에 주목하고 있다.

 

관광 이상 이주 미만의 활동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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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인구를 다룬 책 ⓒ 인구의 진화:지역 소멸을 극복하는 관계인구 만들기/더가능연구소


관계인구는 그 지역에 살고 있지 않지만 다양하게 참여하며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특산물을 구입하거나, 자주 방문하는 사람, 그 지역에서 기부나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 도시와 지역에 거점을 두고 생활하는 사람 등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자면 관광 이상 이주 미만의 활동인구다. 일본에서 논의되는 개념이다. 


‘인구가 100명에서 90명이 되어도 지역을 생각하고 관여하는 인재가 10~20명 증가한다면 지역은 쇠퇴하지 않습니다. 지역 주민의 노력과 관계인구의 참여가 있으니까요’ 관계인구를 다룬 책 ‘인구의 진화’에서는 메이지대학 오다기리 교수의 ‘인구감소·인재증가’를 소개하며, 관계인구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새로운 관계를 이어가는 관계안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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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관계인구 ⓒ 일본 총무성 관계인구 홈페이지                                                               일본 지역재생 잡지 소토고토 ⓒ 일본 소토고토 홈페이지

 

관계인구를 만들기 위해 ‘관계안내소’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관광안내소가 지역 명소를 주로 알렸다면, 관계안내소는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자 사람과 지역을 연결해주는 공간이다. 지역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머물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이주를 목표로 하지 않고,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데 중점을 둔다. 체험을 통해 지역을 배워가고, 자원을 발굴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지역에서 취업과 창업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이때 주민들과 협업도 이루어진다. 관계인구를 구축하며 지역이 가진 가치를 새롭게 찾아낸다.

 

진입장벽을 허물다, 시마고토 아카데미

시마고토-아카데미-홈페이지

 

시마고토-아카데미-홈페이지2

 참가자들은 아카데미를 통해 시마네현과의 접점을 찾아간다. ⓒ 시마고토 홈페이지 


대표적인 관계안내소는 시마코토 아카데미. 시마네현을 알리기 위해 꾸려진 프로그램이다. 도쿄에 거주하는 시마네현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고향을 알아보자는 취지에서 2012년부터 시작됐다. 사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금은 시마네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다.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참가자들은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한 달에 한 번, 주말 오후에 모여 강의를 듣는다. 시마네현은 어떤 곳이고,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본다. 그러면서 나와 어떤 접점이 있는지 찾아간다. 그러고 나서 직접 지역을 방문한다. 보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 것들을 중심으로 현지조사가 이루어진다. 주민들을 만나고 동네를 구석구석 체험한다. 


참가자들은 보고 느낀 점들을 나누며 앞으로 어떻게 시마네현과의 관계를 이어나갈지 공유한다. 자기가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일을 지역과 연결한다. 10여 년 동안 340여 명 이상이 수료한 시마고토 아카데미.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이 끝나도 인연을 이어나간다. 이주를 하기도 하고, 시마네현과 관련된 활동을 하며 꾸준히 관계인구가 형성되고 있다. 

 

관계인구를 만드는 워케이션

제주도

ⓒ 제주도

 

원하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일을 하는 새로운 근무형태, 워케이션 역시 관계인구를 형성할 수 있다. 인구를 유입시켜, 사람들이 해당 지역에 머무르면 자연스레 지역경제와 지역관광이 활성화된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는 워케이션을 유치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문화예술 워케이션 in 제주’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제주를 찾은 워케이션 인구는 1만 3천 여 명에 달한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배움과 휴가를 합친 ‘런케이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소멸의 위험이 높아지면서, 지자체들은 대안을 고민한다. 관계인구를 좀 더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현실에 맞는 인구 로드맵이 필요한 때다.

 

 정다현

 

참고자료
인구의 진화 : 지역 소멸을 극복하는 관계인구 만들기 (더가능연구소)
농산어촌 마을 패널 조사 사업(2/10차년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새로운 귀촌의 방식. '관계안내소' 아시나요? (브라보마이라이프)
인구감소시대의 지역활성화전략에 대한 연구 : 일본 관계안내소 사례를 중심으로 (조희정, 이영재, 김영완)
지역활력 증진과 '관계인구' 활용 (차미숙)
일본 시마고토 홈페이지
[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지방소멸 대응과 '관계안내소' (영남일보)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2천500만명...체류인구 더하니 인구 5배↗ (연합뉴스)
'일+휴가' 워케이션은 제주에서...상반기 1만3000여명 참여 (경향신문)
제주에서 계절학기 듣고 여행하고...'런케이션' 키운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