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 HOME
  • 소식알림
  • 현장리뷰
[근황토크]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2022.04.28

*소통협력센터와의 만남 그 후

소모임으로 시작해 협동조합 설립까지, ‘고팡’의 커다란 발자국을 따라서 



(왼쪽부터) 조은숙, 김영미, 김영순 대표. 건강하고 활동적인 중장년 3인방이다. 


어느 날 문득 소식이 궁금한 사람들이 있다. 인터뷰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러던 차에 제주시소통협력센터 4층에서 떡하니 만났다. 느릿느릿 흘러가는 일상의 한복판에서 여전히 즐겁고 행복하게 나이 드는 방법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고팡’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ABout ‘근황 토크’

제주시소통협력센터는 주민 참여로 지역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혁신 플랫폼입니다. 센터 사업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이 민들레 홀씨처럼 곳곳에 퍼져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제주를 만드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근황 토크’ 연재를 통해 2달에 한 번씩 반가운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지난해 12월 제주시소통협력센터 4층 구획형 사무실에 입주했다. 


‘고팡 협동조합’ 복습하기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누구나 이런 궁금증을 갖게 된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멋지게 나이 들 수 있을까?’ 고팡을 다시 만나고 싶었던 이유를 새삼 깨닫는 순간이다. 제주 여민회에서 만나 ‘소모임 고팡’을 결성하고, 제주시소통협력센터의 제주생활탐구 프로젝트 ‘원도심 5070 여성들의 건강·문화·경제활동 관련 욕구 조사’를 진행한 것이 2020년.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재는 협동조합을 설립해 중장년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오랜만에 만남이라 더 반갑습니다. 지난해 협동조합을 설립하셨다고 하던데요. 

2020년 제주생활탐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중장년층이 어떻게 하면 재밌게 살 수 있을까’ 다들 고민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욕구에 비해 제대로 활동할 공간은 사실상 없었어요. 그래서 중장년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보자 의기투합했어요.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와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지원하는 ‘여성공동체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선정돼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인연이라는 게 참 재밌습니다. 3년이 지나 입주기업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센터의 여러 사업은 그간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있었어요. 우리가 프로젝트를 할 때는 건물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었는데 시민활동을 계속해왔기에 매의 눈으로 지켜보았죠(웃음). 정식 개관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었나 궁금해서 공간들을 일부러 둘러보았답니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사무공간이 필요했는데 마침 생각이 나는 거예요. 교통도 편리하고 시설도 좋고, 무엇보다 우리의 지향점과 사업 방향도 결이 맞아 입주를 결심했어요. 


입주기업들과 재미난 일을 논의하고 있다고 하시던데요. 

처음 이곳을 봤을 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센터의 시설과 공간을 기반으로 여러 사람이 가진 재능을 나누면서 구도심을 활성화하고, 새롭게 소통하며 의미 있는 일을 다양하게 할 수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래서 입주자들과 ‘반상회’를 조직하게 되었어요. 학교 다닐 때도 부반장은 했어도, 반장은 해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웃음). 



 

추진력이 대단하신 거 같아요. ‘고팡’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갈 곳 없는 중장년들 그리고 자기가 가진 재능을 나누고 싶은 분들이 함께 어울리는 맞춤형 문화예술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집 안 저장고인 ‘고팡’처럼 여러 사람의 축적된 인생 노하우를 누구나 자유롭게 꺼내쓸 수 있도록 말이죠. 필라테스 같은 건강 강좌를 시작으로 영상, 출판까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어요. 일상을 되돌아보며 자신만의 시선으로 기록하고, 그 이야기를 엮어 자신만의 인생노트를 완성하는 거예요. 글쓰기와 영상 기록을 위한 사진 촬영, 동영상 제작이 필수기에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중장년층의 고민상담소 같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도 재밌을 거 같아요. 

안 그래도 제주어로 진행하는 ‘찾아가는 유튜브’를 기획 중이에요. 동네방네 재미난 삼춘들을 직접 만나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이 깃든 원도심도 여기저기 가보고요. 그리고 중장년층에게 족쇄처럼 남아 있는 자동화 기기 관련 정보도 제공하려고요. 가령 이슈가 되었던 키오스크 같은 경우도 이용법이 익숙하지 못해서 그런 거지 실상 어려울 게 없잖아요. 가진 재능을 나누며 재미나고 신나게 사는 게 우리들의 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