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 HOME
  • 소식알림
  • 현장리뷰
[인터뷰] 더 나은 제주를 위해 직접 나섰습니다2022.09.28
간혹 이런 생각이 든다. ‘대체 이것 좀 어떻게 안 되나?’ 일상 속 크고 작은 불편을 공론화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함께 실천해 나가는 제주생활공론. 올해는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6개의 주제가 최종 선정되었다. 제주 곳곳에서 캠페인을 펼친 참가자들의 이야기 속으로.


2022 제주생활공론

개인이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불편에서 시작된 질문이 공공캠페인으로 확장되어 지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총 5팀, 25명의 참가자가 9월 4일부터 18일까지 주제별로 공공캠페인을 벌였다.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링크주소를 클릭하시길. https://jejusotong.kr/program/business_view.html?idx=6706


리스펙ㅣ존중의 씨앗을 심다

“존중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씨앗을 심듯 존중의 씨앗을 심어봅시다. 존중의 씨앗은 여러분의 손에서 처음으로 조금씩, 천천히, 꾸준히 피어날 것입니다.”

리스펙 팀은 존중과 배려의 말을 건네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존중의 씨앗을 심다’ 캠페인을 제주시소통협력센터 앞마당에서 펼쳤다. 이들이 나눠주는 패브릭 파우치 안에는 존중의 마음을 담은 ‘일일초’가 담겨 있다. 지나가는 발걸음을 붙잡아 세우는 섬세한 설명도 이어졌다. 

“내가 심은 씨앗을 관심 어린 마음으로 지키고 키워주세요. 남은 씨앗을 다른 누구에게 나누어줄지 고민해보세요. 기쁜 마음으로 선물하고 ‘존중의 씨앗’에 대한 설명을 꼭 해주세요.”

캠페인에 동참하는 시민들은 존중과 배려,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적어 한편에 붙였다. 한참 바라보던 한 아이가 삐뚤삐뚤한 글씨로 이렇게 썼다. ‘존중은 나처럼 귀하게 대해주는 것.’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어린아이도 알고 있는 사실이건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아쉽기만 하다. 서로 다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꺼이 나선 이들의 감성 캠페인이 그저 반갑고 고마울 따름이다. 


해피담소ㅣ 금연은 맘대로, 흡연은 매너로

“해피담소는 ‘해피 담배 소사이어티’를 줄인 말입니다. 흡연자도 비흡연자도 모두가 행복하게 자신의 기호를 즐길 방법은 과연 없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였답니다. 일상생활에서 문득 만나게 되는 매너 없는 흡연자들 때문에 눈살 찌푸리는 일은 없었으면 하거든요.” 

그 설명처럼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서로를 배려하며 자신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매너 있는 흡연문화 조성하자는 캠페인을 벌인 해피담소. 제주시소통협력센터를 시작으로 제주 곳곳을 다니며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고, 홍보물을 배포했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가장 심각하게 여긴 부분은 담배꽁초입니다. 바다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미세플라스틱으로 해양생물을 오염시키며, 결국 우리 식탁으로 돌아와 문제를 일으키니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이겠지만, 최소한 매너 있게 쓰레기통에 잘 버렸으면 합니다.” 

이번 캠페인 특히 포스터와 스티커, 라이터 등을 장식한 문구가 인상적이다. ‘침은 통으로, 연기는 멀리로, 꽁초는 집으로, 당신은 히어로(HERO)’라는 글자를 큼지막하게 새겨넣은 것. 여기에 슈퍼맨과 같은 영웅 캐릭터를 사용해서 해당 메시지를 본 흡연자가 공격적인 느낌을 덜 받으면서 스스로의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붐업ㅣ다시 쓰는 가능성, 씻어서 버리기

쓰레기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재이용, 소각, 매립 각 단계에서 연쇄적으로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환경문제도 커진다. 붐업 팀은 하루 평균 3만 명이 드나드는 여행지 제주에서 특히 많이 버려지고, 잘못 버리기 일쑤인 쓰레기에 주목했다. 관광객은 물론 상인들도 잘 몰라서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특정 품목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일회용 회 포장 접시’는 가장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 중 하나입니다. 회 접시는 스티로폼에 배출해야 할 것 같지만, 씻어서 비닐류로 배출해야 자원이 됩니다.”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시장에서 회를 판매하는 상인들에게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고 스티커를 배포하는 한편 숙소 관리자를 만나 회 포장 쓰레기뿐만 아니라 잘못 버리기 쉬운 일회용 쓰레기의 올바른 분리배출법을 알려주고 손님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캠페인 홍보물을 비치했다.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적극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해 주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제주사랑 실천에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고, 덕분에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구든 먼저 시작해서 함께 하자고 손 내밀 된다는 것을 이번 공론장을 통해 배웠습니다.”

 

아이럽우유ㅣ우유 팩 3GO!

재활용 가치가 높지만 안타깝게도 우유팩은 버려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내부 코팅 재질 때문에 재활용할 때는 별도의 작업이 필요한데, 대부분 이런 사실을 몰라 일반 종이와 함께 섞어 배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점점 낮아져 2020년에는 16%까지 떨어졌다. 

“우유팩을 배출할 때는 안쪽까지 볼 수 있도록 ‘씻고! 펼치고! 말려서!’ 분리배출해야 합니다. 우유팩이 자원으로 한 번 더 쓰일 수 있도록 캠페인 참여 부탁드려요.”

아이럽우유 팀은 이러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원도심의 재활용도움센터 및 클린하우스에 감귤콘테이너를 활용해 만든 우유팩 수거함을 설치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캠페인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직접 우유팩 수거함을 설치하는 등의 활동을 해보겠는지 의향을 묻고, DIY 스티커 등 관련 홍보물을 전달하며 많은 이들의 참여와 관심을 독려했다. 

“최근 투명 페트병 수거함이 생겨난 것처럼 우유팩도 따로 수거함이 만들어지면 자원 순환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 많은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저희가 내딛는 한 걸음이 마중물이 되어 우유팩 전용수거함을 만드는 바람이 이뤄지지 않을까요?” 


그린 패런츠 클럽ㅣ손듭써양 & 이 티셔츠는

“누구나 어린 시절에 ‘손을 들고 길을 건너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어떤가요? 제주에는 유난히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많기에 사고 위험성이 높습니다.” 

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동을 독려하는 ‘손듭써양’ 캠페인을 전개한 그린 패런츠 클럽(Green parents club). 이들은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손드는 스티커’를 표지판에 덧붙이는 한편 참여를 유도하는 배너를 별도로 부착했다. 

“아울러 두 번째 캠페인으로 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 많은 자원이 쓰이고 있음을 알리는 데 힘을 모았습니다. ‘이 티셔츠를 만드는 데 2.7톤의 물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전사했어요.”

참고로 한 벌의 면 티셔츠를 생산하는 데 약 2.7톤의 물이 필요한데, 이는 한 사람이 2.5년간 마실 수 있는 양과 같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비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으로 참여자들이 가져온 티셔츠를 재활용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캠페인을 일상의 작은 실천으로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나를 위해, 내 이웃을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과 사회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